SK에너지, 하루 석유생산량 5만배럴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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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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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예멘 등 해외유전 본격 개발 성과 덕분
30년전 유공 인수때의 ‘하루 수입량’ 넘어서

SK에너지가 일일 석유 생산량 5만 배럴을 돌파했다. SK그룹의 전신인 선경이 1980년 대한석유공사(유공)를 인수한 이후 ‘무자원 산유국’을 지향하며 투자를 늘린 끝에 이뤄낸 성과다. 그룹 차원에서 ‘자원 부국’을 중요한 성장 방향으로 삼고 있는 SK는 하반기에 일일 석유 생산량을 6만 배럴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22일 SK에너지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에 해외 유전 개발을 통해 생산한 석유와 가스는 일일 평균 5만1764배럴을 기록했다. 1분기 일일 평균 생산량인 4만4000배럴보다 크게 늘어난 실적이다. SK에너지의 일일 석유 생산량은 2003년 처음으로 1만 배럴을 넘어선 이후 7년 만에 5배로 성장했다.

생산량은 최근 들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페루와 예멘 등지에 투자해 놓은 액화천연가스(LNG) 광구에서 본격적으로 생산이 시작된 덕분이다. 6월 준공한 페루 LNG공장은 하루 약 2만 배럴에 육박하는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페루의 경우 SK에너지 석유 생산량의 37%를 뽑아내다 보니 최태원 회장이 네 번이나 직접 방문할 정도로 공을 들이는 지역이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정유업체의 주력 업무는 생산이 아닌 정제다. SK에너지 역시 일일 정제량이 110만 배럴로, 일일 생산량 5만 배럴은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SK에너지가 ‘5만 배럴’에 부여하는 의미는 남다르다. 유공을 인수하려는 과정에서 처음 수입 계약을 맺은 물량이 5만 배럴이기 때문이다. 1980년 7월 17일 당시 선경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산 석유 5만 배럴이 국내에 들어왔고, 이것이 그해 11월 선경이 유공 인수를 확정 짓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후 SK는 1982년부터 본격적인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석유 자원 개발은 실패 가능성이 높은 전형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산업. SK는 그룹 차원에서 ‘에너지 개발만큼은 실패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지키며 투자를 늘려왔다. 2004년 656억 원이었던 자원 개발 예산은 이듬해 1280억 원으로 늘어났고, 2007년부터는 매년 4000억∼5000억 원을 유지하고 있다. 2조 원가량이 해외 유전 개발에 투입된 것이다.

이에 힘입어 SK에너지의 석유 보유량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04년 3억3000만 배럴에서 현재 5억3000만 배럴까지 늘어났다. 국제 유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50조 원어치의 석유 자원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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