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능률협회컨설팅 조사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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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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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텔레콤, 비전-인재관리-기업문화 ‘최고 수준’

NHN-유한양행 순위 껑충
한진해운-신세계 업종 1위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에서 각각 올해 ‘한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뽑혔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은 3월부터 두 달여에 걸쳐 인사관리 전문가와 업계 종사자 등 3840명을 대상으로 ‘2010년 한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KMAC는 비전 매력도, 인재관리 매력도, 기업문화 매력도, 전반적 매력도 등을 반영한 ‘일하기 좋은 기업 지수(K-GWPI·Korea Great Work Place Index)’를 개발해 ‘일하기 좋은 30대 기업’과 ‘산업별 일하기 좋은 1위 기업’을 선정했다. 종업원 300명 이상 기업 중 제조업과 서비스업 분야에서 각각 매출액 상위 60개 기업(2008년 기준) 및 지난해 산업별 조사에서 평균 이상의 점수를 얻은 기업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2년 연속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에 올랐고, 포스코, 유한킴벌리, 유한양행, LG전자가 그 뒤를 이었다. 서비스업 부문에서는 SK텔레콤이 3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킨 가운데 NHN, 대한항공, 신한은행, 국민은행이 2∼5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순위에 들지 못했지만 올해 단숨에 서비스 분야 2위로 뛰어오른 NHN을 비롯해 전년에 비해 순위가 크게 오른 유한양행, 신한은행, 현대카드·캐피탈 등은 경쟁사와 차별화된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고 탁월한 성과를 내는 등 경쟁력 있는 기업 가치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기업이라고 KMAC는 평가했다.

업종별로는 포스코(철강), SK에너지(정유), 신한은행(은행), 웅진씽크빅(교육서비스), 현대카드·캐피탈(신용카드) 등이 조사가 시작된 이후 3년 연속 정상을 지켰다. 반면 한진해운(해운), SK네트웍스(종합상사), 신세계(대형할인점) 등은 새롭게 정상에 올랐다. 업종별 1위 37개 기업 중 삼성 계열사 10곳이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K-GWPI의 네 가지 분야 중 삼성전자는 비전 매력도(904.5점)와 인재관리 매력도(820.7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NHN은 기업문화 매력도(829.4점), 포스코는 전반적 매력도(502.5점)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KMAC 김익성 인사조직본부장은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은 일하기 좋은 기업을 만드는 것을 기업의 성장과 생존을 위한 중요한 패러다임으로 인식하고 고객 및 시장, 구성원, 모든 이해 관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일하기 좋은 기업에 인재가 몰리고, 결국 인재들이 기업을 키우기 때문에 기업들은 일하기 좋은 기업을 만들기 위해 더욱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美 와튼스쿨 등 해마다 10명 MBA 연수
■ 신한은행


신한은행이 홍콩에 설립한 금융전문교육기관 ‘신한홍콩캠퍼스’에서 신한은행 직원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 
신한은행
신한은행이 홍콩에 설립한 금융전문교육기관 ‘신한홍콩캠퍼스’에서 신한은행 직원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 신한은행
은행 부문 일하기 좋은 기업 1위에 오른 신한은행은 글로벌 핵심 인재 양성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해외 경영학석사(MBA)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 미국 와튼스쿨, 영국 런던 비즈니스스쿨, 일본 와세다대, 중국 베이징대 등 해외 유명 MBA 프로그램에 매년 10명 안팎의 직원을 보내 교육하고 있다. 또 2009년에 아시아 금융시장의 거점인 홍콩에 신한금융그룹의 금융전문교육기관인 ‘신한홍콩캠퍼스’를 설립해 매년 100여 명이 4개월 과정의 교육을 이수하고 있다.


또 대리급 이하 젊은 인재들을 40여 개 해외 지점에서 3개월 동안 근무하도록 하고 있고, 지역전문가 제도를 통해 미개척 지역에도 직원을 파견하는 등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은행 안에 ‘신한금융사관학교’를 만들어 현업 중심의 교육을 통해 수준 높은 금융 전문지식을 익힐 수 있도록 했다. 서울대 헬싱키대 등과 연계해 ‘신한금융대학원’을 개설해 석사학위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 전 임직원은 1년에 7일 이상은 자기계발 및 혁신활동에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3일 이상은 집합 교육을 하고, 4일 이상은 자기계발 및 혁신활동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회사에서 다양한 교육 및 자기계발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커리어 마켓’ 통해 원하는 부서 인력 배치
■ 현대카드·캐피탈

현대카드·캐피탈 직원이 사내에 있는 뉴욕 스타일의 구두관리점 ‘슈샤인’에서 서비스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 
현대카드·캐피탈
현대카드·캐피탈 직원이 사내에 있는 뉴욕 스타일의 구두관리점 ‘슈샤인’에서 서비스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 현대카드·캐피탈
2001년 시장에 처음 진출했을 당시 현대카드·캐피탈의 점유율은 1.8%에 불과했다. 하지만 불과 8년 만에 신용판매 기준으로 8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카드업계 2위로 뛰어올랐다. 현대카드·캐피탈은 이런 성과가 일하고 싶은 직장이라는 토대에서 나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사장은 평소 “주주는 회사에 돈을 투자하지만 임직원들은 인생을 투자한다”고 말하곤 한다. 직원 행복이 고객과 주주 행복의 출발점이라고 보고 있다.


현대카드·캐피탈은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커리어 마켓(Career Market)’이라는 독특한 인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부서로 옮기고 싶은 직원은 커리어 마켓에 자신을 등록하고, 인재가 필요한 부서는 이곳을 통해 공모한다. 전체 인사이동의 90%가 이 제도를 통해 이뤄졌다.

일하기 좋은 직장을 위해 구내식당은 특급호텔 출신 주방장이 책임지며, 최고 수준의 피트니스센터와 골프연습장 스크린골프장, 뉴욕 스타일의 구두관리점 등 다양한 복지시설을 갖췄다. 이 밖에도 휴대전화 통화를 독립된 공간에서 할 수 있도록 전화 부스를 설치하고, 야근의 피로를 풀 수 있도록 수면실도 마련하는 등 사소한 부분에서도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해마다 70명 해외서 현지 언어-문화 익혀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로 무장한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이들을 창조적인 인재로 육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다양한 인재 양성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먼저 지역별 해외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전 세계 도시에 있는 대한항공 지점에 매년 70명의 직원을 파견하고 있다. 이들은 1년 동안 해외 지점에 근무하며 현지 언어와 문화를 익힐 기회를 갖는다.

2003년부터는 승진 임원 전원을 대상으로 서울대 경영대와 함께 개발한 맞춤식 경영학석사(MBA) 과정인 ‘대한항공 임원 경영능력 향상 과정(KEDP·Korean Air Executive Development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부장 승격 대상자들에게는 ‘관리자 양성 과정(AMS·Airline Management School)’을 이수하게 하고, 매년 선발한 10여 명의 핵심 인력에게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남캘리포니아대(USC), 서울대 등 국내외 유명 대학의 MBA 과정을 이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 대한항공은 즐거운 직장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수박파티, 사내 장기자랑, 사내 스타크래프트 대회 등을 열고 있으며 임신 출산 육아 관련 지원제도는 관련 법에서 정한 수준 이상으로 운영하는 등 감성 경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매주 업무 손떼고 ‘창의 집중’할 기회 제공
■ 웅진씽크빅



웅진씽크빅은 직원들의 다양한 경험이 회사의 미래 경쟁력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보고 직원들의 다양한 경험과 창의적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먼저 글로벌 체험 프로그램인 ‘브라보(BRAVO)’를 통해 매월 직원 1명에게 해외 체류 비용을 전부 지원해 최장 30일간의 해외 체험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적인 직원 해외연수와 달리 웅진씽크빅에서는 직원들이 스스로 장소와 주제를 선정한다. 지금까지 직원들이 제출한 해외 연수 주제는 ‘알래스카 고래 촬영’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 등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직원들이 스스로 성장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연수 후 사업 아이디어 제출을 강제하지 않는다.

또 웅진씽크빅 직원들은 매주 수요일 오후 4시부터 6시 반까지는 일상적인 업무를 할 수 없다. 이 시간은 직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이노홀릭(Inno-Holic)’ 시간이다. 가급적 다른 부서 직원과 팀을 이뤄 자유롭게 정한 주제에 대해 연구한다. 회사는 우수연구 주제에 대해서는 최고 300만 원의 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 밖에 ‘소원을 말해봐’ 프로그램을 통해 시한부 선고를 받은 어머니와 마지막 가족여행을 보내 달라는 직원의 소원을 들어주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직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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