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BRAND]현장에서/기아차, 나쁜 점까지 ‘형님 앞지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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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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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기자
장강명 기자
요즘 자동차업계에서는 기아자동차의 약진이 화제입니다. 만년 2인자였던 기아차가 지난해 말 ‘K7’, 올해 ‘스포티지R’와 ‘K5’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K7 판매량이 현대차의 ‘그랜저’를 앞서고, K5는 현대차 ‘쏘나타’를 누르면서 ‘형님 잡는 아우’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지난달 내수 점유율은 현대차가 42.4%, 기아차가 34.5%로 아직 차이가 있습니다만 올해 점유율 추세를 보면 분명 기아차는 상승세, 현대차는 하락세입니다. 올해 1월 현대차의 점유율이 50.1%, 기아차의 점유율이 28.5%였던 것에 비하면 격차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기아차가 좋지 않은 면에서도 현대차를 앞지르려는 게 아닌가 싶어 걱정이 됩니다. 바로 노사관계입니다. 과거 현대·기아차의 노사협상은 현대차의 협상 결과를 기아차가 엇비슷하게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는 달랐습니다. 현대차는 무분규로 임금 및 단체협상에 합의했지만 기아차는 해를 넘겨가면서까지 노사협상에 합의하지 못해 올해 초까지 20년 연속 파업이라는 불미스러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올해도 분위기는 비슷합니다. 현대차는 현 노조 지도부가 실용 노선이고, 올해 단체협상을 하지 않아 전임자 축소 문제에서 다소 빗겨 나 있는 반면 기아차는 7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노동법의 ‘원천 무효’를 주장하는 금속노조와 재계의 대리전 전쟁터가 될 조짐입니다. 기아차 노사협상은 벌써부터 파행을 빚고 있습니다. 기아차 노조는 임단협 요구안에서 전임자 수를 현행보다 오히려 더 늘려달라고 주장했고, 사측은 전에 없이 강경한 태도로 “절대 응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기아차 사측은 지난해 파업 손실액이 1조 원 이상이라고 주장합니다. 올해 하반기 K5의 신차 효과가 사라지고 현대차에서 신형 ‘아반떼’와 ‘그랜저’ 등 신차가 나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때, 기아차가 파업으로 이미지도 구기고 공급에도 차질이 생기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기아차 노사가 지혜를 발휘해 좋은 방향으로만 현대차를 따라잡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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