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뭉칫돈 최대 20조 국내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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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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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성공땐


이달 중순경 발표 예정
전문가 “편입확률 반반”

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될지가 이달 중 결정된다. 5월 한 달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6조 원 넘게 주식을 팔고 떠났지만 MSCI 선진국지수로 편입되면 최대 20조 원이 넘는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확률은 절반 정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MSCI 지수를 관리하는 MSCI바라사(社)는 이달 중순 MSCI 지수에 편입되는 국가를 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는 6월 15일 발표했다. 한국과 대만은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는 프런티어국에서 신흥국으로 편입 여부가 결정된다.

한국 증시는 지난해 글로벌 투자자금이 벤치마킹하는 또 다른 글로벌지수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의 선진지수로 편입됐다. FTSE 선진지수 국가 가운데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지 않은 곳은 한국밖에 없기 때문에 어느 해보다 가능성이 높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시 순유입 자금 규모는 대략 100억∼200억 달러(약 12조∼24조 원)로 전망된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과거 포르투갈, 그리스, 이스라엘 사례에서 보듯 국내 증시에도 130억 달러(약 15조6000억 원) 내외의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증권가에는 MSCI 측이 거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늘고 있다. MSCI바라사가 지난해 선진국지수 편입 거절의 이유로 제시했던 ‘시장정보의 자유로운 유통’이 오히려 후퇴했다는 평가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2008년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던 MSCI바라사는 지난해에 대해서는 ‘미충족’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거래소는 주가정보가 이미 실시간으로 제공되고 있는데도 시장정보가 자유롭게 유통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MSCI바라 측의 요구는 코스피200 등을 자유롭게 개발해 파생상품을 해외에서 거래하도록 해달라는 뜻이라며 이렇게 될 경우 국내 파생상품 시장이 위축될 것이 뻔하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 시장에 대한 평가가 후퇴한 것에는 한국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도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편입된 이스라엘도 MSCI바라 측의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장은 아니라도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미 다른 주요 글로벌지수에선 한국이 선진국으로 분류돼 있는 데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총생산(GDP) 세계 15위, 시가총액 17위, 거래대금 9위인 한국 증시의 위상을 무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경우 한국의 국가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가고 저평가된 한국 증시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한국의 블루칩들에 대한 대외 인지도가 개선되는 한편 장기투자를 노리는 안정적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외국인 자금 유입은 지수 편입 발표일보다는 실제 편입일을 앞두고 이뤄지기 때문에 그 이전에 신흥국 추종자금이 먼저 이탈될 가능성도 있다.

또 선진국지수 안에서는 우선투자대상국이 아니라서 상대적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고, 소수 대형주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쏠리면 지수 왜곡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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