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선의투자터치]1년이상 장기투자땐 단기 조정-일시 악재 무시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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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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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격언 : 미숙한 병법은 큰 부상을 초래한다

5월이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라 그런지 주변에서 여행을 다녀오거나 준비 중인 사람이 많다. 여행을 준비할 때는 여행 기간에 따라 준비물이나 마음가짐이 크게 달라진다. 당일치기 여행이라면 김밥과 음료 정도만 준비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가게 되고, 3박 4일 여행이라면 갈아입을 옷가지라도 몇 개 더 챙겨야 한다. 한 달 이상의 장기여행이라면 사전 준비도 많이 하고 이것저것 싸 가야 할 것이 많아진다.

주식투자도 투자 기간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투자하는 방법이나 종목 선택이 크게 달라진다. 투자 기간에 따른 구체적인 방법을 하나하나 짚어보도록 하자.

첫째, 초단기 매매의 경우이다. 요즘 크게 늘어난 데이 트레이딩, 즉 당일매매의 경우에는 하루에도 수차례 주식을 사고팔게 된다. 분 단위의 주가 그래프, 거래량, 주가의 탄력도 등 단기 차트 중심으로 상황 판단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즉시 손절매를 실행하며 아주 발 빠른 매매를 해야 할 것이다. 종목 선택에서도 기업 내용보다는 주가의 변동성이 크고 거래가 활발해서 언제든지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종목을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잦은 매매에 따른 수수료 부담과 재빠른 시장 대응 필요성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주로 쓴다.

둘째, 일주일이나 한 달 이내의 단기매매라면 이동평균선 분석이나 시장정보 등을 중시하면서 단기적인 목표수익률을 정해놓고 기계적인 매매를 실천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종목에 있어서는 일시적인 호재성 뉴스나 단기 테마가 형성되는 종목군을 중심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서는 동일한 종목의 주가 움직임을 잘 관찰하면서 박스권의 저점에 근접하면 매입해서 고점 언저리에서 매도하는 방법도 병행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몇 달이나 1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하는 중기적인 투자라면 분기별로 발표되는 기업의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등 기본적인 분석을 중심으로 투자하되, 국내 기관이나 외국인 매매동향도 살펴보고 부수적으로 추세선 등 몇 가지 기술적 지표를 참고하는 방법이 바람직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1년 이상 또는 수년간을 두고 하는 장기투자라면 해당 산업의 장기적인 전망을 분석하고 그 업종에서 가장 앞서가는 일류기업을 선택해서 매입한 후, 땅을 사놓은 심정으로 묻어두는 투자를 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단기적인 조정이나 일시적인 장외 악재 출현 등에는 무관심하게 대응하며 오로지 해당 기업의 내재가치 변화에만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런데 대다수 투자자는 이러한 기초적인 개념도 없이 투자를 하는 것 같다. 처음에 주식을 살 때는 10% 정도의 이익만 나면 팔겠다는 생각으로 종목을 선정해 매입했다가, 예상과 달리 주가가 하락해 소위 ‘물리게’ 되면 “에라, 장기투자하면 되겠지!” 하면서 주가가 매입가격에 도달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린다. 그러나 단기매매를 목적으로 매입한 주식을 오랫동안 붙들고 있을 경우 손실을 만회하기보다는 오히려 손실 폭을 더 크게 만들 확률이 높다.

결국 투자자들은 투자 목적이나 성향에 따라 매매 방법과 종목 선택의 범위 등을 확실히 해두는 것이 기본이라고 하겠다. 여행의 목적지가 불분명하거나 처음 계획과 어긋나면 공연히 헛고생만 하다가 돌아오게 되고, 주식투자의 전략이 서툴고 미숙하면 재산상의 큰 손실을 입게 된다.

덧붙이자면, 일반투자자로서는 가급적 단기적인 투자를 지양하고 중장기적인 투자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기적인 투자는 늘 주식시장의 등락과 시장 정보 파악 등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고,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반면에 중장기적인 투자는 기업 내재가치를 따져서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하게 되고 일반투자자가 따라 하기 힘든 단타매매나 시장 정보 파악 등에 신경을 덜 써도 된다.

‘미숙한 병법은 큰 부상을 초래한다’는 격언을 교훈 삼아 이제부터는 자신의 투자 경험이나 투자 성향에 맞는 매매 방법을 찾되, 될 수 있으면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우량기업 중심의 투자에 눈을 돌리도록 하자.

박용선 SK증권 리서치센터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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