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푸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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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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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첨가물 줄이고 원료 가짓수 최소화

식품업계에 제조 과정에서 인공감미료나 보존제 등 첨가물을 최대한 줄이고 원료는 단순화한 ‘심플푸드(Simple Food)’ 바람이 거세고 일고 있다. 건강이 식품구매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국내 심플푸드 바람은 제과업계에서 시작됐다. 식품 첨가물을 넣지 않거나 넣더라도 크게 줄이고 국산 재료 비율을 높인 프리미엄 과자 브랜드를 대거 선보인 것. 오리온의 ‘닥터유’, 롯데제과의 ‘마더스 핑거’ 같은 제품들이 대표적인 심플푸드 과자에 속한다.

이런 과자들은 통상 20∼30가지씩 들어가던 재료 가짓수를 10개 안팎으로 줄여 담박한 맛을 추구했다. ‘도도한 나쵸 파티’(오리온)는 옥수수, 식물성 유지, 해양심층수 추출소금 등 3가지 원료만으로 만들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합성아질산나트륨, L-글루타민산나트륨 등 6가지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은 ‘더 건강한 햄’을 선보였다. 원재료 변질을 막고 햄 특유의 붉은색을 내는 인공 첨가물인 합성아질산나트륨을 천연재료로 대체해 과자에서 시작한 심플푸드 바람을 육가공 제품군으로 확장시켰다.

음료업계도 이런 흐름에서 예외는 아니다. 지난달 시판된 동서식품의 아이스티 ‘티오’는 캐러멜 색소 대신 과즙 분말과 홍차에서 나온 자연색만을 사용했다. 유업계에서는 ‘무첨가’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6월 매일유업이 색소, 향료, 안정제를 쓰지 않은 ‘3무(無)’ 요구르트 ‘바이오거트 퓨어’를 선보이자 남양유업은 5개월 뒤 설탕까지 뺀 ‘4무(無)’제품 ‘떠먹는 불가리스 트루’를 내놓았다.

해외 식품시장에선 이런 경향이 더욱 뚜렷하다. 영국의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에 따르면 2005∼2008년 출시된 식품 중 제품명에 ‘simple’이나 ‘simply’라는 단어가 들어간 제품이 이전보다 64.7%나 증가했다.

하지만 식품업계의 고민도 적지 않다. 첨가물을 빼고 재료를 단순화하면 맛이 투박해지고 유통기한은 짧아져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송민석 부장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건강과 맛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야 심플푸드가 시장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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