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지속경영 가능” vs “독주 견제장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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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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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 ‘10년이상 장수 CEO’ 평가 갈려


길게는 20년 이상 한 회사를 경영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이 금융계에 등장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장이 일단락된 올해에는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이들의 회사 내 입지가 더욱 굳건해지는 모습이다. CEO들이 장수하는 현상은 실적이 뒷받침된 데 따른 것이지만 일각에서는 ‘1인 지배체제’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견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권 최장수 CEO로는 라응찬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꼽힌다. 라 회장은 1991년부터 8년간 신한은행장으로 근무한 뒤 2001년 신한금융지주가 세워지면서 회장 직을 맡아왔다. 지난달 말 열린 신한금융지주 이사회에서 그의 네 번째 연임을 사실상 확정함에 따라 라 회장은 2013년까지 20년간 CEO로 재직하게 된다.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 역시 1997년 2월 하나은행장을 시작으로 이사회 의장,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차례로 지내면서 14년째 CEO를 맡고 있다. 강정원 KB금융그룹 회장 직무대행 겸 국민은행장도 장수 CEO다. 2004년 11월부터 국민은행장을 맡고 있고, 서울은행장 경력까지 감안하면 10년간 은행장으로 일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1998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이 최장수 CEO다. 증권업계에서는 부국증권 현대증권 등을 거쳐 현재 하나대투증권에 이르기까지 13년째 증권사 CEO로 일하는 김지완 사장이 꼽힌다.

해당 회사 관계자들은 “단명(短命)하는 CEO들이 단기성과에 집착하는 반면 장수 CEO들은 긴 안목을 가지고 경영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기 집권하는 CEO가 독단적 경영 행태를 보일 경우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최근 확정된 은행권의 ‘사외이사 제도 개편안’에서 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토록 한 것도 장수 CEO에 대한 일종의 견제장치라는 분석이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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