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중 ‘전기차 디트로이트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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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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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쇼서 불꽃튀는 홍보전
펠로시 美하원의장 등 방문
친환경차 강력 지원 시사

디트로이트 모터쇼 개막일인 11일(현지 시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이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GM의 전시장을 찾아 전기자동차 ‘시보레 볼트’를 자세히 둘러보고 있다. 디트로이트=김상운 기자
디트로이트 모터쇼 개막일인 11일(현지 시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이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GM의 전시장을 찾아 전기자동차 ‘시보레 볼트’를 자세히 둘러보고 있다. 디트로이트=김상운 기자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 개막일인 11일(현지 시간) GM의 양산형 전기자동차 ‘시보레 볼트’ 부스는 한꺼번에 몰린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레이 러후드 교통부 장관 등 미국 정관계 주요 인사들은 볼트를 직접 타보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은 미국 정부와 의회가 미국 자동차업계 및 친환경차에 대한 강력한 지원의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했다.

전기차 개발에 나선 GM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 자동차업체의 의지도 뜨거웠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각국 기자단을 대상으로 GM은 볼트의, 포드는 ‘퓨전 하이브리드’의 시승 행사를 열었다. 모터쇼 개막에 앞서 9일 기자가 시승한 퓨전 하이브리드는 약간의 소음을 제외하고는 시속 100km 이상 고속주행 시에도 성능이 일반 가솔린차 못지않았다. 기자들이 탄 하이브리드 차량에는 포드의 기술개발자들이 동승해 기술적인 질문에 일일이 응답해 주는 한편 시승 소감을 묻기도 했다. 본보 기자와 함께 시승한 포드 엔지니어는 “도요타의 프리우스와 비교해 달라”고 구체적으로 요구해 퓨전 하이브리드의 경쟁 차량이 무엇인지를 짐작하게 했다.

이날 한국과 중국의 전기차 양산업체들도 언론 발표회를 잇달아 열고 공격적인 전기차 출시 계획을 쏟아냈다. 특히 한국의 CT&T와 중국의 BYD는 전시장 내 ‘일렉트릭 애버뉴’에 나란히 자리를 잡고 치열한 홍보전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CT&T는 현대자동차와 엇비슷한 규모(1025m²)의 전시장에 모터쇼 사상 최대인 전기차 24대를 선보였다. CT&T는 이번 모터쇼에 대비해 골프 카트와 비슷한 경전기차뿐만 아니라 전기 스포츠카와 수륙양용 전기차까지 개발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이영기 CT&T 대표는 “현재 미국에만 6개 전기차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2012년까지 40개로 늘릴 것”이라며 “현 추세라면 2013년 30만 대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미국 자동차시장 불황으로 기존의 부품업체 공장을 CT&T의 전기차 공장으로 바꾸려는 수요가 꽤 있다”고 덧붙였다. CT&T 측은 미국 정부가 전기차 구입에 1인당 4995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도 미국 시장에 집중하는 핵심적인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BYD는 지난해 350억 위안(약 6조 원)을 벌어 중국 부호 1위에 오른 왕촨푸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배터리만으로 시속 140km(주행거리 300km)까지 달릴 수 있는 순수 전기차 ‘E6’를 공개했다. BYD는 2008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인 F3DM을 개발해 지난해에만 중국에서 25만 대 이상을 팔았다.

이날 BYD 측은 E6를 소개하면서 가상의 미국 가정을 배경으로 출퇴근의 전 과정을 자사(自社)의 전기차를 중심으로 보여주는 컴퓨터 그래픽 동영상을 선보였다.

BYD의 헨리 리 수출담당 부장은 “BYD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가정과 도심에 충전 인프라까지 두루 갖출 것”이라며 “연내 미국 시장에 진출한 뒤 장기적으로 약 500개의 딜러를 확보해 미국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디트로이트=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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