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 상환능력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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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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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가처분소득의 70% 육박

지난해 가계부채가 소득보다 빠르게 늘어나면서 가계의 채무상환능력이 사상 최악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가계대출과 할부 구매, 신용카드 구매 등 판매신용을 합한 가계신용은 712조7971억 원으로 2008년 같은 시기 676조321억 원보다 5.4% 늘었다. 반면 가처분소득은 지난해 9월 현재 1043조1988억 원으로 같은 기간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6월 ―0.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말 현재 가계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68.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비율은 2002년 60.7%로 처음 60% 선을 넘은 뒤 서서히 증가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65% 선을 넘어서며 크게 뛰었다.

실질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신용 비율도 2009년 1분기와 2분기 81%, 3분기 80%로 조사돼 2003년 1분기(83%) 이후 처음으로 80%를 넘어섰다. 이 비율은 부채와 소득에 부동산 가격 상승을 비롯한 자산가격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가계가 실제 피부로 느끼는 빚 부담을 측정하는 수치다.

이처럼 채무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의 여파로 소득의 증가 속도는 둔해진 반면 가계 부채는 빠르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경우 이자 부담이 늘어나 가계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가계부채 비율이 높아지면 가계대출 부도율이 뒤따라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금리 상승에 따라 가계부실이 커질 위험이 있는 만큼 가계 부채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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