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부양 접고 긴축으로 돌아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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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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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과열… 부동산값 급등세에 바짝 긴장

당국 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 시사
“세계경제 충격받나” 한국 등 촉각

올해 추락하는 세계 경제를 바닥에서 구해낸 중국이 내년에도 세계의 경제엔진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세계 금융시장의 현재까지 전망은 ‘아니다’라는 답에 모아지고 있다.

내년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관심사로 중국 경제의 자산버블, 또 이를 막기 위한 당국의 긴축정책 실시 여부가 떠오르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도 최근 ‘내년에 일어날 수 있는 세계 10대 뉴스’ 중 하나로 중국 주식과 부동산 시장의 버블 붕괴를 꼽았다. 중국의 과열되는 부동산 시장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초기와 닮았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중국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 한국 등 주변지역 경제에도 나쁜 조짐이다.

○ 과잉유동성이 부동산 거품 키워

중국의 자산거품은 금융기관에서 공급되는 과잉 유동성이 부동산과 증시에 유입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금융위기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해 말 은행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잇달아 내렸고, 올해도 은행 신규대출이 11월까지 10조 위안(약 1700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 2008년 1년간 신규 대출 규모의 2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통화량이 많아지면서 중국 증시는 지난해 저점의 두 배 수준으로 뛰어올랐고, 부동산 값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부동산 가격지수는 2009년 2월부터 10월까지 20%나 상승했다. 중국 런민(人民)은행의 최근 설문조사에선 중국 가구 중 67%가 현재 부동산 가격이 너무 비싸고 47%는 인플레이션이 과도한 것 같다고 답변했다. 현재 중국의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비율은 미국 일본 한국 등 주요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버블 양상이 뚜렷해지면서 중국이 기존의 경기부양 기조를 철회하고 내년에는 본격적인 긴축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제 성장을 위해 항상 경기부양책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중국 당국마저 올해 8% 성장률 목표 달성이 확실시되자 노골적으로 부양책 철회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이달 들어 중국 경제정책당국은 부동산 가격 억제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잇달아 발표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런민은행장도 최근 “지준율 인상은 중앙은행의 중요한 정책도구”라고 발언하면서 조만간 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 증시도 이런 소식이 나올 때마다 예민하게 반응하며 최근 여러 차례 2% 이상 연거푸 급락했다.

○ 정책기조 본격 긴축으로 바뀌나

국제금융센터는 “부동산 관련업이 전체 중국 경제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이고, 올해 세계 경제성장에서 중국의 기여도도 50%에 육박한다”며 “중국의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 결국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록 부동산값이 폭락까지 하진 않더라도 당국이 자산 거품을 감안해 그간의 경기부양책을 거둬들인다면, 올 들어 중국 등 신흥시장에 의지해 연명해 온 세계 경제는 내년에 다시 충격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이 지금까지의 경제정책 기조를 완전히 바꿀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스티븐 마 씨는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고는 있지만 연간 물가상승률이 아직 낮은 상태라 내년까지는 중국의 실질적인 긴축정책이 시행될 확률이 낮다”고 예상했다. 대신증권의 오승훈 연구원도 “예상보다 강한 부동산 규제 조치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안정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전면적인 긴축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물가상승 때문에 2010년 중반쯤에 본격적인 출구전략이 실행될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중국은 가계부채 규모가 작은 편이라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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