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섹션 피플]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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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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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체질, 자산관리 쪽으로 변화중

자산 축적한 한국 중산층, 향후 안전한 관리가 중요
고객 포트폴리오 강화할 것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이제 증권사도 단품 장사가 아니라 포트폴리오 장사를 해야 한다”며 고객 자산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 제공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이제 증권사도 단품 장사가 아니라 포트폴리오 장사를 해야 한다”며 고객 자산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 제공 한국투자증권
“지금까지 한국의 중산층이 자산을 모으는 데 관심이 있었다면 앞으로는 이 자산을 관리하는 데 신경을 더 쓸 겁니다. 증권사 직원들이 이런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고객과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7월 통합직군제를 도입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으로 합병하기 전 동원증권 출신들은 주로 위탁매매(BK)직군, 한국투자신탁 출신들은 주로 자산관리(AM)직군에서 일했다. 그러다 보니 합병 뒤에도 각자가 잘하는 일에만 매달리는 경향을 보였다.

유 사장이 두 직군을 종합영업(WM)직군으로 통합하는 작업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모르는 분야의 일을 해야 하는 데서 오는 반발과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회의가 적지 않았다. 또 증권사 수익의 60%를 차지하는 위탁매매 비중을 낮추면 당장 이익이 줄어든다.

그러나 그는 “지금까지 단품 장사를 했다면 이제는 포트폴리오 장사를 해야 한다”는 소신으로 밀고 나갔다. 증시가 좋을 때는 위탁매매가 이익이지만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 고객과 함께 증권사도 손실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객이 느끼는 불신의 벽이 높아지고 증권사는 ‘한철 장사’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는 게 유 사장의 판단이다.

유 사장은 포트폴리오 장사를 할 만큼 고객의 자금이 모였다고 평가했다. 2005년부터 유행한 적립식펀드 자금이 모여 종잣돈이 돼 있고 생명보험사의 장기저축성 상품 적립금도 수십조 원 쌓여 있다는 것. 투자자들도 ‘고위험 고수익’보다는 적당한 위험에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겠다는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합직군제가 초기이긴 하지만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게 내부 평가다. 유 사장은 “하던 일을 못하게 하면 새로운 제도는 실패하게 마련”이라며 “기존 실적도 인정해주면서 추가로 하는 일에 당근을 주었다”고 비결을 소개했다. 위탁매매 경험이 적은 직원들을 위해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랩 어카운트를 비롯한 자산관리상품의 판매도 독려해 종합적인 실적에 따라 보상했다. 강원 춘천시의 한 영업점에서 첫 3개월간 개인실적 2∼4위가 모두 배출돼 연봉의 2배에 가까운 성과급을 받았다.

유 사장은 “시대가 변하는 만큼 투자문화도 바꿔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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