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 윈도]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기업 교육활동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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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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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도봉구 방학동 초당초등학교의 한 교실.

“여러분, 물은 절약하지 않으면 이 지구에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귀중한 보물과 같은 것이에요∼.” ‘환경재단과 코카콜라가 함께하는 수비水교실’ 수업이 시작되자 어린 학생들의 눈빛이 진지해집니다. 이날 물 절약 홍보영화 상영 후에는 어린이들이 직접 나와 쓰는 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물 사용량을 직접 비커에 담아 비교해 보는 체험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담당 교사에게 전해 듣게 된 어린이 대상 환경 교육 프로그램의 한 장면입니다. 코카콜라가 후원하고 환경재단이 주관하는 이 교육 프로그램은 수업 신청을 한 서울시내 16개 초등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내년 초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 중 하나인 ‘사회 공헌 활동’이 단순한 기부 문화(수동형)에서 이처럼 소비자나 기업체들이 직접 주도적으로 활동하는 교육 프로그램(능동형)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특히 이 사례처럼 미래의 고객인 ‘어린이’를 공략한 기업들의 교육 활동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라 눈길을 끕니다.

프랑스에 본부를 둔 건축자재 관련 기업인 라파즈코리아는 매년 6월 어린이와 부모 등 100여 명을 초청해 전문가와 함께 비상대피 및 소화 실습 훈련을 합니다. 이 행사에서 어린이들은 부모님과 함께 연막탄을 터뜨린 상황에서 비상대피 훈련을 하고 소화기도 직접 사용토록 해 현장감을 높인다고 하는군요.

미국에 본사를 둔 전기 전자 제품의 안전인증 기업인 UL 한국지사는 올여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계성초등학교와 함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상 속 각종 안전 수칙 등을 가르치는 ‘세이프티 스마트’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역시 2004년부터 ‘교통안전 이동교육버스’를 제작해 전국 초등학교를 순회하며 어린이를 위한 교통안전교육을 해왔고 그 밖에도 어린이 교육을 중심으로 한 국내외 기업들의 사회 공헌 활동 사례가 심심찮게 눈에 띕니다.

이와 관련해 전유영 환경재단 환경교육 담당관은 “교육 봉사 프로그램이 단순히 일회성, 전시성 활동에 그친다면 무의미할 것”이라면서 “최근 특정 테마를 정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어린이 관련 교육 공헌 활동을 하는 것은 기업 이미지나 소비자 모두에게 매우 긍정적인 변화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전 담당관의 말처럼 기업들이 정기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어린이를 위한 교육 및 체험을 주관한다면 미래의 고객인 어린이는 물론 학부모들의 호응까지 얻어내는 ‘일거양득’ 효과를 얻을 수 있겠지요. 이 같은 바람직한 공헌 활동을 더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정안 산업부기자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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