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예금 신고제’ 이르면 2011년 도입

  • Array
  • 입력 2009년 12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생필품 가격 담합 집중 단속
종부세 → 재산세로 전환해 통합
‘고용 한파’ 대비 희망근로 연장
재택창업 지원 - 벤처펀드 조성

기획재정부가 16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년 업무계획 가운데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일자리 창출과 서민생활 안정이다.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고용시장의 한파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악화된 재정 건전성을 되살리기 위해 세금을 거둬들이는 기반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중소기업과 영세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불공정 하도급 감시대상을 내년부터 크게 넓히고 서민에게 피해를 주는 생필품 담합 행위를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 에너지가격 연동제로 전기·가스요금 오를 듯

그동안 도입 여부를 놓고 논란이 많았던 에너지가격의 연료비 연동제가 내년 3월 가스요금, 2011년 전기요금 순으로 실시된다. 이렇게 되면 국제 액화천연가스(LNG)나 유연탄의 가격 변동에 따라 국내 도시가스 및 전기요금도 조정된다.

지금까지는 서민들의 연료비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국내외 에너지가격을 연동시키지 않고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경영효율화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흡수했으나 두 공사의 경영적자가 누적되고 국민들의 에너지 절약 의식도 희박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내년 세계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에너지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국내 에너지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공정위는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생필품의 담합 감시를 강화하고 납골당, 홈쇼핑, 외식업체 등 서민생활과 밀접한 업종의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하도급거래 조사대상을 내년에는 1차 협력업체로까지 넓혀 2, 3차 협력업체에 재하청을 주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방지하기로 했다.

○ 해외예금도 신고해야

해외예금계좌 신고제가 도입되면 해외에 금융계좌를 가진 개인이나 기업은 연말을 기준으로 보유계좌 수와 예치금액을 매년 세무서에 신고해야 한다. 구체적인 신고 기준과 시기는 내년에 확정한다. 재정부 당국자는 “국내 소득을 해외로 몰래 빼돌려 축재(蓄財)를 하거나 해외소득을 신고도 하지 않고 쌓아두는 사례를 감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소득자의 해외 탈세를 막기 위해 정보교환협정을 맺는 국가들을 크게 늘릴 방침이다. 이 협정을 맺으면 탈세혐의자에 대한 세무당국 간 정보 교류가 가능해져 재산을 변칙적으로 해외로 빼돌리는 행위에 대해 좀 더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각종 부동산 관련 세제도 대폭 정비된다. 노무현 정부 때 국세로 도입했던 종합부동산세는 내년에 지방세인 재산세로 전환돼 사실상 폐지된다. 다만 개인별로 과세하는 종부세와 주택·토지별로 부과하는 재산세를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 통합했을 때 납부 방식은 어떤 식으로 바꿀 것인지가 관건이다.

○ 일자리 창출 위해 확장정책 지속

재정부는 올해 공공부문에서 만들어낸 일자리가 일시에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내년 상반기에도 확장적 재정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이날 “서민은 경기회복을 체감할 듯 말 듯하고, 아직 못하는 곳이 많다”며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말한 것도 일자리 창출에 최우선 역점을 두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공공부문의 일자리가 유지될 수 있도록 내년 상반기까지 희망근로사업을 10만 명 수준으로 연장 실시하기로 했다. 민간 부문의 일자리 창출 여력을 확충하기 위해 기업 환경 개선과 중소벤처기업 활성화 방안도 마련했다. 재택창업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창업절차를 간소화하고 2012년까지 3조5000억 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한다.

제조업에 비해 일자리 창출 능력이 월등한 서비스산업 선진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 음식점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서비스표준 매뉴얼을 만들고, 골프장의 그린이나 페어웨이 상태를 점검해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인증을 해주는 방안을 도입할 계획이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