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防産 투자쇼, 美 59개사 뜨거운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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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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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 투자유치 행사 현장

수입 반대급부 50%로 확대
직접투자-교역규모 늘어날듯

14일 미국 워싱턴 시내의 세인트레지스호텔에서 52개 미국 방산업체 관계자 100여 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방위산업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투자로드쇼가 KOTRA 주관으로 열렸다. 앞줄 왼쪽부터 네일 러터 세계절충교역협회 이사회 멤버, 김종열 주미 한국대사관 군수무관단장, 최태현 지식경제부 종합행정지원실장.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14일 미국 워싱턴 시내의 세인트레지스호텔에서 52개 미국 방산업체 관계자 100여 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방위산업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투자로드쇼가 KOTRA 주관으로 열렸다. 앞줄 왼쪽부터 네일 러터 세계절충교역협회 이사회 멤버, 김종열 주미 한국대사관 군수무관단장, 최태현 지식경제부 종합행정지원실장.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14일 오전(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시내에 위치한 세인트레지스호텔에 미국 항공방위업체에 종사하는 59개사 임직원 100여 명이 모였다. 한국과 군수품 거래가 많은 보잉사와 록히드마틴, 노스럽그루먼, 레이시온사 등 미국의 주요 방산업체들이 대거 참석해 한국 방위산업에 대한 투자 가능성을 타진했다. 4월 한국의 방위사업법이 바뀌면서 한국 방위산업에 대한 외국기업의 직접투자가 가능해지고 한국 중소기업이 생산한 제품도 외국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자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KOTRA 주관으로 이날 투자로드쇼를 연 것이다.

○“한국 군수산업에 투자하세요”

김종열 주미 한국대사관 군수무관단장은 이날 최근에 바뀐 한국의 방위산업 관련 제도를 소개하고 “앞으로 미국 기업들은 한국 군수품을 사는 대신 한국 방위업체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해져 외국 기업의 많은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 수출 규모가 많은 미국 기업들은 반대급부로 한국 기업이 생산한 군수품을 의무적으로 일정 규모만큼 사들여야 했지만 앞으로는 직접투자도 교역 대상으로 인정하기로 해 외국 기업의 한국 군수시장 진출이 좀 더 쉬워지게 됐다.

이어 제임스 그젤라 레이시온사 부장은 “삼성과 탈즈, 보잉과 휴니드, 록히드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례에서 보듯이 앞으로 군수업체에서 한미 간에 많은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며 “미국 군수업체들이 직접투자를 통해 한국과의 군수품 교역규모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OTRA에선 한국의 항공우주산업이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9.5%씩 수익이 늘어난 사례를 소개하고 전체 항공우주산업 생산의 70%가 군사 수요에 의한 것으로 대부분 한국시장에서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선 미국이 구매할 있는 다양한 한국 군수품과 민수품이 사진과 함께 슬라이드로 소개됐다. ○미국 군수업체 반응

KOTRA가 투자로드쇼를 군수산업의 중심지인 미국에서 연 것은 미국 군수업체의 한국 직접투자와 한국 중소기업의 군수품 및 민수품 수출을 늘리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한국은 미국 등 해외 군수업체로부터 1000만 달러어치 이상 군수품을 수입하면 반대급부로 총수입액의 30%를 해외업체에 군수품을 수출하거나 기술이전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방위사업법이 개정되면서 외국 기업의 한국 직접투자와 함께 중소기업이 생산한 민수품의 외국 수출도 가능해졌다. 또 외국 기업이 의무적으로 사들여야 하는 몫도 총수입액의 30%에서 앞으로는 50%로 늘어난다.

미국 군수업체 관계자들은 한국의 바뀐 제도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앞으로 한국에 군수품을 수출할 경우 이에 대한 대가로 수출금액의 절반은 한국 물품을 수입하든지, 아니면 한국 기업에 직접투자를 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절충교역협회(GOCA) 이사회 멤버인 네일 러터 씨는 “한국 방위사업법이 개정되면서 미국은 한국 기업 직접투자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록히드마틴사의 로버트 켈리 부장은 “한국과의 군수품 거래는 지금까지도 많았지만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면서 “바뀐 제도를 이해하고 미국 기업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 정동수 KOTRA 인베스트코리아 단장

“수출엔 조 단위 지원하면서 투자유치엔 푼돈 쓰고 있어”


“한국 정부는 아직도 외국기업의 투자유치보다는 수출 위주 정책에 매달려 있습니다.”

미국 방위산업체를 대상으로 한국투자로드쇼를 개최한 정동수 KOTRA 인베스트코리아 단장(사진)은 정부가 수출 위주 정책에 지나치게 매달려 있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지적했다. 정 단장은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정부는 수출 드라이브 정책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며 “정부가 수출보험공사에는 조 단위로 지원하면서 투자유치에는 푼돈이나 잔돈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KOTRA가 나서 투자로드쇼를 연 것은 미국 방산업체의 직접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것이다. 무기수입을 늘릴 수밖에 없는 한국으로선 외국기업의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야 기술을 제대로 이전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단장은 또 “투자유치도 제조업 위주에서 앞으로는 교육과 의료 등 서비스산업으로 대상을 늘려야 한다”며 “교육과 의료부문에 비영리법인만 투자할 수 있도록 한 제도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지난해 외국기업으로부터 66억 달러의 군수품을 수입했고, 그 기업들이 수입액의 30% 정도인 19억5000만 달러어치의 한국 군수품을 사거나 기술이전을 했다”면서 “앞으로 외국기업이 군수품을 사는 대신 한국기업에 대한 직접투자 한도가 넓어져 직접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군사정보는 국가기밀이어서 외국기업이 본격적으로 직접투자에 나서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해외 직접투자에 대한 문을 연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로드쇼에서 한국은 내년 4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세계절충교역협회(GOCA) 총회에 초청을 받았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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