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특집]“리서치로 보나 자산운용으로 보나… 퇴직연금도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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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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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험엔 없는 노하우 무기삼아 시장잡기 경쟁 후끈
기업 대상 맞춤형 포트폴리오-컨설팅 등 서비스 차별화

《퇴직연금 시장에서 증권사들은 은행이나 보험사에 비해 후발주자다. 사업에 뛰어든 시기나 적립금 규모 면에서 아직은 한참 뒤처져 있다. 하지만 이들을 따라잡기 위한 증권업계의 최근 행보는 거침이 없다. 증권사만이 갖고 있는 리서치 능력이나 자산운용 경험으로 은행이나 보험사와의 간격을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저마다 조직 개편을 통해 퇴직연금 전담인력들을 일선에 배치하고, 고객사에 대한 불꽃 튀는 마케팅 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지금까지 원금보장형 위주의 안전자산에 치우쳐 있던 연금자산에서 위험자산의 비중이 커질수록 증권사들의 입지도 한층 단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각종 교육 서비스로 마케팅 강화


미래에셋증권은 우선 퇴직연금제도 자체를 고객들에게 알리는 일에 역점을 두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교육체계는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회사 실무자를 위한 교육(퇴직연금스쿨), 또 이미 가입한 회사 실무자를 위해 퇴직연금 업무를 가르치는 과정(매니저스쿨), 또 해당 기업 근로자를 위한 교육과정(오렌지스쿨) 등 3단계로 이뤄져 있다. 미래에셋은 2005년 말 업계최초로 ‘퇴직연금연구소’를 설립해 퇴직연금 제도와 관련한 선진국 사례분석, 각종 강연 및 세미나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또 단일 상품이나 일정 지역에 집중 투자를 하기 쉬운 확정기여(DC)형 근로자들에게 합리적이고 다양한 자산배분 전략을 제공하는 ‘DC형 모델포트폴리오 운용지시’ 체계를 마련했다. 또 가입한 기업 및 근로자들이 시장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중간정산금 등을 자동으로 일정기간 분할 투자할 수 있게 만든 ‘자동분할매수시스템’도 가동 중이다.

신한금융투자도 퇴직연금 시장을 잡기 위해 교육 서비스를 강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 증권사는 신한은행, 신한생명과 함께 ‘신한퇴직연금 아카데미(SPA)’를 설립해 정규반 25회, 고급반 9회, 지역순회교육 7회의 과정을 마쳤다. 지금까지 이 아카데미에 참석한 기업은 820개 사에 이른다. 신한금융투자의 퇴직연금은 단기적인 시장 변화에 따라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한 우상향의 수익률그래프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신한금융투자는 장기 안정성을 감안한 지표인 확정급여(DB)형의 위험조정수익률 면에서 2006년부터 증권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또 상품운용에 있어서도 투자성향, 연령, 기대수익률 별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가입자들이 언제라도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온라인 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가입자들에게 매월 운용현황을, 반기마다 투자 가이드를 각각 발송한다. 이 증권사는 다른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풍부한 지점망을 투자 상담에 활용하고 있다. 또 퇴직연금 전용 콜센터를 설치해 퇴직연금뿐 아니라 금융상품 전반에 대한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투자증권도 퇴직연금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기업 실무자를 대상으로 매달 퇴직연금스쿨을 열고 있다. 또 정기적으로 퇴직연금 관련 사항을 정리해 매거진 형식으로 제작, 배포하고 있다.

○ 업계 1위되기 경쟁 치열

대신증권은 향후 2,3년 내에 퇴직연금 부문 업계 1등이 된다는 목표를 정하고 올 4월 연금자산컨설팅부, 연금자산운영부, 법인자산영업부 등으로 퇴직연금부문 조직을 세분했다. 공공기관과 금융계열사가 없는 대기업을 주요 마케팅 대상으로 정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이 증권사는 DB형의 사업자 수익률이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강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삼성증권의 퇴직연금사업부는 전담인력 60여 명이 △일선에서 직접 고객을 만나는 컨설팅 부문 △세무사 노무사 계리사 등이 주제별로 포진된 컨설팅기획 부문 △가입자 대상 교육과 운영시스템 관리를 맡는 운영 부문 등 3개 부서로 나뉘어 있다. 이 밖에도 리서치, 투자정보파트 등에 40여 명의 지원인력을 따로 배치했다. 삼성증권은 현재 약 60개 종류의 퇴직연금 전용상품을 갖춰 고객 성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고 있다. 또 고객사의 인사 재무 담당자를 위한 경제전망 설명회, 고객 자녀를 대상으로 한 경제교실 등 각종 교육 프로그램도 가동 중이다.

대우증권은 업계 1위의 컨설팅 능력을 자랑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공기업에서는 최종사업자 선정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퇴직연금 컨설팅사업자를 따로 뽑는데, 여기서 가장 많이 선정된 증권사가 대우증권이다. 또 리서치센터의 경쟁력이 업계 수위권이라는 점도 퇴직연금 시장에서 강점으로 꼽힌다. 대우증권은 이를 통해 2008년 DB형의 연간수익률에서 증권업계 1위(5.9%)를 달성했다.

현대증권은 2년 이상 장기 가입 시 10∼40% 운용수수료를 할인해 주는 ‘장기계약할인’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 증권사의 퇴직연금 예탁 규모는 지난달 말 현재 311개 사, 735억 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국밸류자산운용과 한국투신운용이라는 우수한 자산운용사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인 HMC투자증권도 지난달 퇴직연금 자산관리 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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