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투데이]‘달러 캐리 트레이드’ 역기능 유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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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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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요 자산가격 상승에는 경기회복과 더불어 저금리 정책이 큰 기여를 했다. 특히 크게 낮아진 미국의 금리와 달러 약세 속에서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크게 확산됐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는 낮은 금리로 달러를 차입해서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차입 통화가 엔화이면 엔 캐리 트레이드, 유로화라면 유로 캐리 트레이드라고 한다. 원래는 일본의 초저금리를 이용한 엔 캐리 트레이드의 역사가 더 길지만 이번 금융위기 과정에서 미국이 금리를 급격히 낮춰 새로운 캐리 트레이드 통화가 등장한 것이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는 어떻게 진행되고 수익률은 어떻게 결정될까. 만약 한 투자자가 금리 2%로 달러를 빌려 중국 자산에 투자해 1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면 원금과 이자를 갚아도 8% 정도의 차익을 챙기게 된다. 그러나 캐리 트레이드의 수익률은 이렇게 간단하게 결정되지 않는다. 바로 환차손 발생 가능성 때문이다. 캐리 트레이드 투자가 끝난 후 달러를 사서 갚아야 하는데 달러 가치가 빌렸을 당시보다 급등했다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달러 가치가 차입 당시에 비해 8% 이상 상승했다면 투자자산에서 벌었던 수익을 다 날려버릴 수도 있다.

따라서 캐리 트레이드는 일단 저금리로 빌릴 수 있는 통화가 존재해야 할 뿐만 아니라 차입하는 통화 가치가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야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다. 최근에는 달러가 구조적으로 약세 국면에 있어 달러를 차입하는 투자자들의 환율 위험을 제거해 주고 있는 셈이다.

캐리 트레이드는 차입 투자라는 점을 감안할 때 국제 금융시장에서 레버리지의 확대를 의미한다. 2004∼2006년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 과정에서 엔화 차입을 통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주식 및 상품, 채권시장으로 많이 유입됐다. 올해는 이머징 주식 및 채권시장, 그리고 상품시장 등으로 대규모 달러 자금이 유입되며 자산가격이 빠르게 회복되었다.

하지만 달러 캐리 트레이드는 긍정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청산에 따른 역기능도 크다. 과도한 상품가격 상승은 실물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고 외환시장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만약 미국 달러 가치가 예상과 달리 상승하면 기존의 차입 투자를 한시라도 빨리 청산하는 것이 유리해진다. 이 과정에서 달러 상승과 자산가격 하락 폭은 확대된다.

즉 캐리 트레이드 형성과 청산 과정에서 자산가격의 변동성 확대는 피할 수 없는 결과다. 2010년에 주요국의 정책기조가 변한다면 환율 및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움직임이 커질 수 있다. 주요 위험자산들도 올해와 달리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 같다.

고유선 대우증권 경제금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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