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기업 정보의 門열고 혁신 공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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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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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이노베이션’ 이론 창시자 美 체스브로 교수

글로벌 전자기업 필립스의 엔지니어 토니 파델은 MP3플레이어에 관한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필립스에서는 그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없었다. 그는 어렵게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를 만났고 애플은 그의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애플은 MP3플레이어에 들어갈 소프트웨어를, 포탈플레이어라는 업체는 하드웨어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도시바는 반도체를 만들었다. 새로운 MP3플레이어가 개발되는 데 걸린 시간은 겨우 9개월이었다. 이렇게 해서 나온 MP3플레이어가 바로 ‘아이팟’이다.

이런 식의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이론을 2003년 처음으로 제시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헨리 체스브로 교수(사진)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19일 신라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체스브로 교수는 “한국은 기업과 연구개발(R&D) 투자가 세계적 수준인데 거기에 걸맞게 대학도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해야 오픈 이노베이션을 더욱 잘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과 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모두가 무조건 개방만 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 내부에 국한돼 있던 연구개발(R&D) 활동을 기업 외부까지 확장해 외부 아이디어와 자원을 활용함으로써 투입자원과 시간을 절약하고, 내부 기술을 다른 기업에 이전해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와 제품 개발 등 모든 것을 내부에서 해결하려고만 했던 기업에 새로운 갈 길을 제시한 이론으로 평가받는다.

체스브로 교수에 따르면 소비재 기업 P&G는 내부 연구 인력의 200배에 달하는 150만 명의 외부 인력을 활용해 R&D 생산성을 60% 높였다. P&G의 이러한 전략은 R&D가 아닌 C&D(Connect & Develop)라고 불린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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