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직장 만들기]“톱날 갈지않고 나무만 계속 벤다면”

  • 입력 2009년 10월 15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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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의 고수들은 성공적인 영업이란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파는 것이라고 종종 말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상품의 우수성이 아니라 영업사원과 고객 사이의 신뢰가 매출을 일으킨다는 뜻이다. 영업이 신뢰에서 시작한다고 믿기에 기업은 영업사원에게 고객과 신뢰를 어떻게 쌓는지에 대해 교육을 하게 된다. 하지만 현명한 기업은 영업관리자의 리더십에 자원을 투자해 더 높은 효과를 얻는다. 신뢰구축 방법은 교재를 통해서 배울 수 있어도 신뢰관계는 같은 영업사원의 경험을 통해서만 체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컨설팅한 국내 한 식품기업은 영업관리자의 리더십에 투자를 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이 식품기업은 기존 대형마트 중심의 유통구조에서 제조업체로서 생존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리점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이 기업에 대한 컨설팅의 핵심은 대리점 관리제도의 교체가 아니라 지점장의 코칭리더십 강화에 있었다. 지점장은 일상적으로 직원을 코칭해 직원들이 컨설팅 세일즈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컨설팅 세일즈’란 영업사원이 대리점의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해 매출을 올리는 것을 말한다. 컨설팅 세일즈를 통해 영업사원은 자신의 업무를 고부가가치 업무로 인식하도록 할 수 있다. 지점장의 역할도 매출실적을 추궁하는 것에서 영업사원을 코칭하는 것으로 다시 정의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영업인력 가운데 지점장의 코칭리더십 개발을 전담할 세일즈코치를 육성했다. 세일즈코치는 컨설턴트와 함께 전국의 지점을 방문해 하루 종일 지점장을 관찰하고 피드백을 제공한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피드백은 지점장의 코칭리더십을 강화하고 순차적으로 영업사원의 컨설팅 세일즈까지 한 단계 높인다. 이 기업은 전사적 영업역량이 세일즈코치의 기대수준까지 상향 평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눈여겨볼 점은 인재육성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경영진의 적극적인 후원을 입고 세일즈코치가 온전히 이 일만 전담한다는 것이다. 컨설턴트로서 ‘나무 자르는 일이 너무 바빠 톱날 갈 시간도 없다’는 식의 변명을 하지 않는 경영진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경영진의 용기 있는 결정이 전담 세일즈코치를 가능케 했고 이 기업은 불황 속에서도 2년 평균 20%가 넘는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김용성 휴잇 코리아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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