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는 금값… 이제라도 올라탈까 말까

  • 입력 2009년 9월 22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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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스당 1000달러 돌파
상승랠리 지속여부 관심
“대체 투자수단 활용을”

금값이 온스당 1000달러를 돌파하면서 앞으로 상승 랠리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500달러까지 고공 행진을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거의 꼭짓점에 도달한 만큼 추가 상승이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맞선다. 금값 전망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면서 투자자들은 과연 지금이라도 금 투자에 뛰어들어야 하나 고민이다.

○ 금값 더 오를까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올해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2월 20일 온스당 1000달러를 돌파했다가 4월 중순 872달러까지 떨어진 후 등락을 거듭했다. 지루한 흐름을 보였던 금값이 본격적으로 급등하기 시작한 것은 9월 들어서다. 9월 11일 온스당 1000달러를 다시 돌파한 금은 18일 1010.3달러까지 올랐다.

최근의 금값 급등 요인은 달러 약세 위험(리스크)을 분산하기 위한 헤지성 수요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중에 풀린 대규모 유동성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이를 회피하려는 대안으로 금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값은 급등한 반면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연초 81.8에서 9월 18일 76.4로 떨어졌다. 중국처럼 외환보유액이 막대한 국가들이 대체자산으로 금을 추가로 매입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금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향후 금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보고서에서 “온스당 1000달러를 다시 돌파한 금값은 향후 9∼12개월 내 1200∼1500달러 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강세가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지 않다고 보는 쪽이다. 현대증권이 과거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과 금값을 비교한 결과 고강도의 인플레이션 상황(CPI 5% 초과)에서 금값은 급격히 상승한 반면 중간 정도 및 저강도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금값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현대증권 최정원 연구원은 “시장의 우려와 달리 완만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정도로 끝난다면 현재 금값은 부담스러운 수준일 수 있다”고 말했다.

○ 대체수단으로 활용

추가 상승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지만 금 투자 방법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비교적 의견이 일치한다. 금을 주력으로 투자하기보다는 부동산, 주식, 예금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폭을 줄이는 대체수단으로 활용하라는 것이다. 금은 주식보다 경기에 덜 민감하고 물가 상승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이 미미하다는 장점이 있다.

금은 변동성이 큰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 때 기대수익률을 10% 내외로 낮게 잡고 자산의 10% 내에서 투자하되 한꺼번에 매입하기보다는 나눠서 사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최근 금값 상승을 활용해 조금 더 높은 수익을 내고 싶다면 골드바 등의 실물 투자보다는 금 관련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거나 금 관련 예금상품에 간접 투자하는 것이 낫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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