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서 재미 본 ‘개미투자자’가 꼽는 성공 비결

  • 입력 2009년 9월 1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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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건 오르건 오래 갖고 가라
우량주에 묻어두면 웃는 날 온다”

주식에 직접 투자를 해서 재미를 본 ‘개미 투자자’들이 꼽는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우등생들이 1등 한 비결을 “교과서에 충실했다”고 답하는 것처럼 이들의 답변도 너무나 평이했다. 바로 “안정적인 종목을 골라서 오랫동안 보유하는 것”이었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사는 김모 씨(55)는 지난해 4월 삼성전자에 5200만 원을 투자했다. 65만 원에 산 삼성전자 주식이 한때 40만 원 초반까지 떨어지자 김 씨는 답답한 마음에 팔아버리고 다른 종목으로 대체할까라는 생각에 흔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김 씨는 ‘주식은 장기투자가 답이다’란 상식을 떠올리며 매도 유혹을 이겨냈다. 현재 삼성전자 주식은 76만9000원. 김 씨는 18% 이상 수익을 거뒀다. 그는 “삼성전자라는 기업을 믿고 샀기 때문에 주가가 급락했을 때도 팔지 않은 것”이라며 “대형주 위주의 투자 전략을 더욱 신뢰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사는 회사원 장모 씨(33)는 올해로 직접 투자 경력이 9년째다. 대학생 시절부터 주식에 관심이 많았던 장 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루에 한두 차례 종목을 바꿔 탈 정도의 단기투자자였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금융위기 이후 큰 손실을 본 뒤 그의 투자 패턴은 바뀌었다. 마음을 추스르고 6000만 원의 종잣돈으로 다시 투자를 하면서 그는 “단타 투자는 지양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소수의 안정적인 대형주들을 구입한 뒤 두 달에 한 번 정도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있다. 그 결과는 40%가 넘는 수익률. 그는 “잦은 종목 갈아타기가 오히려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단타 위주의 투자전략을 고집해 온 투자자들은 낮은 수익률로 고전하고 있다. 주로 코스닥 단타 투자를 해오던 이모 씨(40)는 7월 중순 한 대형주를 3000만 원가량 매수했다. 그러나 코스닥종목처럼 단기간에 강한 오름세가 없자 답답해진 그는 2주 뒤 매수가에 팔고 중소형주를 샀다. 그가 선택한 중소형주는 일주일가량 소폭 오른 뒤 계속 하락세를 보여 현재 수익률은 ―20%. 반면 그가 팔았던 대형주는 매도 시점보다 40%가량 오른 상태.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꾸준한 수익률을 올리는 개인투자자들을 보면 기대수익률이 낮고 투자기간이 길다는 특징이 있다”며 “부도 위험이 없으면서 금리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수익을 가져다주는 안정적인 종목을 골라 장기 투자하면 오히려 단기간에 종목을 여러 개 바꿔가며 수익을 내려는 투자자보다 수익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회전율:: 보유주식 평가액 대비 일정 기간의 주식매매 액수. 예를 들어 100만 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가 한 달간 10만 원어치의 주식을 사고 20만 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면 이 투자자의 한 달 회전율은 30%가 된다.

::수익률:: 일정 기간 순자산(보유주식 평가액)의 변화율. 예를 들어 2008년 9월 1일 100만 원이었던 주식평가액이 2009년 7월 31일 110만 원이 됐다면 11개월 동안의 수익률은 10%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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