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섹션 피플]이원일 알리안츠자산운용 사장

  • 입력 2009년 8월 20일 03시 03분


지배구조 개선펀드 성장가능성 밝아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사태, 과거 삼성그룹의 삼성자동차 사태 같은 일들이 터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보는 사례가 반복돼선 안 됩니다.”

이원일 알리안츠자산운용 사장(50·사진)은 19일 이 회사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공모펀드인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장기증권투자신탁’의 출시 3주년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기업에선 잘못된 지배구조로 인한 잘못된 의사결정이 자주 있는 만큼 기업 지배구조 개선 펀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며 “앞으로는 지배구조 개선 펀드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이 경영진 교체 같은 행동에 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1조규모 기업가치펀드 운용

2006년 8월 18일에 설정된 이 펀드는 지배구조 개선을 목표로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공모펀드다.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질 때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는 기업에 자산의 20∼30%를 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하며, 주주 의결권을 행사해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는 ‘펀드 행동주의’를 표방한다.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은 사회책임투자(SRI) 펀드 가운데 3년 수익률 62.0%를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같은 기간에 수익률 2위와 3위를 차지한 ‘NH-CA대한민국SRI증권투자신탁’(27.0%)과 ‘신한BNPPTop아름다운SRI증권투자신탁’(14.1%)을 두 배 이상 앞선 것. 현재 7000억 원 규모인 순자산이 내년에 1조 원 정도로 늘어나면 지배구조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몇몇 중견그룹에 대한 지분투자를 통해 주주로서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경영에 대한 지나친 간섭으로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막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 사장은 “사람이 하는 행동을 보면 의도를 알 수 있듯, 펀드가 앞으로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잘못된 의사결정 예방

그는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은 단기 수익이나 경영권을 위해 경영자나 대주주와 다투는 다른 지배구조 펀드와는 다르다”며 “중장기 성장과 수익을 놓고 경영진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실제 이런 과정을 통해 주가가 크게 오른 기업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배구조 개선 펀드의 성장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이 사장은 “미국에서도 지배구조 개선 펀드가 개인투자자들에게 확실히 인식된 게 2000년대 초반부터”라며 “한국 역시 개인투자자들이 지배구조 개선 펀드의 가치를 이해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