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아라비카 품종 커피 원두 가격은 생산 국가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1파운드(약 453g) 당 평균 116.97센트(약 1497원)였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147.64센트(약 1900원)로 26.2% 뛰었다.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은 커피전문점과 인스턴트커피 제조사에 똑같이 적용되는 만큼 커피전문점이 가격을 올리지 않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커피 한 잔에서 커피가 차지하는 원가 구성비를 알아봤다. 맥심 커피믹스에 들어가는 커피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 정도. 반면 커피전문점은 5% 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인스턴트커피가 원두 시세에 좀 더 민감하다는 뜻이다. 지난해 '커피빈' 등 일부 커피전문점에서 가격을 올렸지만 우유 가격이 20% 이상 올랐기 때문이었지 원두 가격 때문은 아니었다는 게 커피전문점 업체 측 설명이다.
여기에다 커피전문점은 다양한 국가에서 원두를 수입하기 때문에 특정 원두 가격이 오를 경우 잠시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 반면 가공식품인 인스턴트커피는 맛을 균일하게 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융통성을 발휘하기 어렵다. 일단 특정 품종을 사용한다면 그 품종 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더라도 계속 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경제탐정이 비밀을 파헤치다 알게 된 재미있는 사실 하나.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커피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뭘까. 답은 '땅값'이다. 매장을 운영해야 하는 커피전문점 특성상 커피 가격에서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이상 된다는 것이 커피전문점 업체들의 설명. 부동산 경기 침체로 최근 6개월 간 임대료가 많이 오르지 않아 커피 값을 올리지 않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원주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