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대 디자인서울총괄본부장으로 임명된 정경원 KAIST 교수(59·사진)는 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디자인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강조했다. 권영걸 전임 본부장이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기반 구축에 앞장섰다면 자신은 ‘산업디자인’을 실현하겠다는 의도다.
정 본부장은 특히 중소기업의 디자인 개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디자인 개발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아예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울시는 중소기업이 디자인 개발에 과감히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은 세계적인 수준의 디자인 개발력을 갖추고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하다는 판단에서다. 정 본부장은 또 ‘디자인서울 거리’ 사업 조감도에 대해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서울의 거리는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공공디자인과 산업디자인을 모두 균형감 있게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이 소개한 중소기업이 디자인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의 ‘옥소 굿 그립스(Oxo Good Grips)’. 창업주인 샘 파버가 부인이 관절염에 걸려 감자를 못 깎는 것에 착안해 새로운 디자인으로 편리한 주방기기를 만들어 한 해 1000만 개의 제품을 파는 회사다. 정 본부장은 “우리 중소기업이라고 이런 도전을 못하란 법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 본부장은 “디자인은 튀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의 조화, 디자인을 사용하게 될 인간에 대한 배려가 핵심”이라며 “디자인은 비싼 것이 아니라 저렴한 것이고 환경과 인간에 대한 조화와 배려라는 인식을 많은 시민들이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