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DESIGN]“디자인은 인간에 대한 배려”

  • 입력 2009년 6월 8일 02시 50분


“‘디자인으로 즐겁게 사는 것’이 제 꿈입니다. 이제 디자인으로 경제적인 부(富)를 창출해 삶의 질을 높여보겠습니다.”

제2대 디자인서울총괄본부장으로 임명된 정경원 KAIST 교수(59·사진)는 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디자인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강조했다. 권영걸 전임 본부장이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기반 구축에 앞장섰다면 자신은 ‘산업디자인’을 실현하겠다는 의도다.

정 본부장은 특히 중소기업의 디자인 개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디자인 개발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아예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울시는 중소기업이 디자인 개발에 과감히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은 세계적인 수준의 디자인 개발력을 갖추고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하다는 판단에서다. 정 본부장은 또 ‘디자인서울 거리’ 사업 조감도에 대해 “공공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서울의 거리는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공공디자인과 산업디자인을 모두 균형감 있게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동대문 디자인 메디컬 센터’도 공공디자인과 산업디자인이 결합한 산물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정 본부장은 디자인연구소 등을 언급하며 “중소기업 경영자, 디자이너 등이 디자인 트렌드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컨설팅과 교육이 끊임없이 이어지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포, 구로 등에 들어설 디자인 클러스터에서도 디자인을 필요로 하는 기업과 디자이너들이 긴밀하게 연결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본부장이 소개한 중소기업이 디자인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의 ‘옥소 굿 그립스(Oxo Good Grips)’. 창업주인 샘 파버가 부인이 관절염에 걸려 감자를 못 깎는 것에 착안해 새로운 디자인으로 편리한 주방기기를 만들어 한 해 1000만 개의 제품을 파는 회사다. 정 본부장은 “우리 중소기업이라고 이런 도전을 못하란 법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 본부장은 “디자인은 튀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의 조화, 디자인을 사용하게 될 인간에 대한 배려가 핵심”이라며 “디자인은 비싼 것이 아니라 저렴한 것이고 환경과 인간에 대한 조화와 배려라는 인식을 많은 시민들이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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