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선진화]‘대한주택공사’ 外

  • 입력 2009년 5월 28일 02시 44분


▼대한주택공사▼
“취약계층을 위해” 임대주택 공급 박차
“싸구려 인식 불식… 설계·인테리어 등 고급화”

대한주택공사는 ‘맞춤형 주거복지사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목표를 세웠다. 단순히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는 것으로는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고 회사의 경영 효율성도 키울 수 없다는 것. 또 주공이란 공기업의 본질적인 업무도 사회취약계층과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인데 이제는 좀 더 효과적으로 이들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주택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주공은 국민들이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형태의 주택을, 부담 가능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공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주택 보급률은 100%를 초과한 상태지만 아직도 206만 가구가 최초 주거기준(3인 가구 기준 최소 8.8평) 이하 주택에서 거주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단칸방 거주 가구가 112만이나 되고 ‘쪽방 생활자’도 전국적으로 6600여 명에 이른다. 주공 관계자는 “그동안 꾸준한 주택 공급으로 주택의 양적 부족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했다고 할 수 있지만 사회 취약계층의 열악한 주거문제는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공이 현재 구상하는 주거복지사업은 기초생활수급자,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저소득 신혼부부 등 다양한 도심 내의 빈곤계층이 생활권을 옮기지 않고 부담 가능한 가격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도심 내 다가구주택 등을 다양한 유형의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지난해 6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맞춤형 주거복지사업’의 수혜자들은 입주 후 주거환경은 물론이고 경제적인 여건도 크게 좋아졌다고 한다. 특히 청소년과 어린이는 학업성적도 향상되고 성격도 밝아졌다는 것.

주공은 맞춤형 주거복지사업의 지속적인 확대 및 강화가 이처럼 사회 소외계층의 주거환경은 물론이고 실질적인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데도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주공은 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택의 질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 국민임대주택이기 때문에 ‘싸구려 아파트’라는 인식이 붙어서는 안 되는 것은 물론 거주자들을 최대한 만족시켜야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설계, 디자인, 인테리어 등에도 최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한편 주공은 소득 3·4분위 계층을 위한 국민임대주택이나 중소형주택 분양은 물론이고 소득 1·2분위 계층을 대상으로 한 전세임대나 매입 임대사업 등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또 주공은 입주자들의 주거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민임대주택의 임대료를 시중 임대료의 70% 수준, 매입 임대의 임대료는 시중 임대료의 30%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한국전기안전공사▼
“나태한 공기업 틀깨라”… ‘1초경영’ 선포
“빨리 더 빨리” 고객에 더 신속한 서비스 운동

한국전기안전공사는 방만한 공기업의 틀을 깨기 위해 ‘1초 경영’을 선포했다.

1초 경영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맞게 나태한 이미지를 벗고 고객에게 1초라도 더 빠르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경영방침이다. 업무 처리 속도와 경영효율도 더 강화하겠다는 설명이다. 직원들의 피부로 느껴지는 회의부터 간소화해 효율을 꾀한다.

전기안전공사는 1초 경영을 위해 ‘1초 경영혁신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팀장급 직원으로 구성한 ‘1초 경영 추진 실무단’을 출범시켰다.

실무단은 회사를 경쟁력 높은 공기업으로 키워내기 위해 혁신과제 197개를 선정해 실천한다. 1초 경영의 방향은 △경영 혁신 △인재 양성 △신성장 동력 창출 △근무환경 개선 등 4대 추진 사항으로 요약된다.

경영 혁신은 업무 시스템을 능률적이고 효율적으로 바꿔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 선진화 방침에 따라 연말까지 전 직원의 10%가량을 감축할 계획이다. 경영 혁신의 가능성은 재무구조 개선 경험이 보여준다. 전기안전공사는 2007년 자본잠식상태였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한 바 있다. 그 결과 2008년 19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고 449억 원의 흑자를 일궈냈다.

인재 양성은 직원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 전기안전의 생명은 기술력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체계적이지 못했던 사내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직원들이 첨단 설비를 경험할 기회를 넓힐 예정이다.

전기안전 공사의 신성장동력은 해외 시장에서 나온다. 이를 위해 지난해 중국과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찾아 글로벌 기업의 현지공장에서 전기안전 진단을 실시했다.

오만의 석유화학 플랜트 설비, 남극의 세종기지, 나이지리아 원유시추선 등에 대한 안전진단도 새로운 사업영역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베트남에서는 전기안전공사의 기술력에 대한 높은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전기안전공사는 최근 현지 국영기업인 베트남전력공사의 요청으로 전기안전 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 ‘직원이 일하기 편한 업무환경’ 만들기에도 공을 들인다. 전체 사옥의 약 30%에 불과한 자가 사옥 비율을 앞으로 50% 이상으로 확대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현재는 회사 사옥 대부분이 임차 건물이다.

이 회사는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매년 3∼4개의 사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농수산물유통공사▼
“한식세계화·식품산업육성에 승부수”
식품산업처 등 핵심 업무는 강화-기능 약한 조직은 과감히 폐지

한국 농수산물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농수산물유통공사(aT)는 신성장동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혁하고 있다.

aT는 한식세계화와 식품산업 육성을 신성장동력의 양축으로 삼는다. 이를 위해 핵심 업무는 강화하고 기능이 약한 조직은 과감하게 접었다.

우선 지난해 11월 조직 개편을 통해 회사 내 물류지원부, 유통연구실 등 2개 조직은 폐지했고 총무부, 시설관리팀은 통합해 인원을 133명에서 103명으로 줄였다. 관리부서 등 지원 성격의 조직에서도 인원을 5명 감축했다. 올해 3월에도 조직 개편으로 경영 효율화를 꾀했다. 직제 규정을 바꿔 업무 연계성이 높은 부서를 합쳤다. 그 결과 정원을 605명에서 541명으로 64명 감축할 수 있었다.

해외 지사도 엄격한 잣대로 정리에 들어갔다. 현지에서 농식품의 수출 지원 성과가 미약하거나 수요가 적은 대만 타이베이와 러시아 모스크바의 해외 aT센터는 문을 닫았다. 이곳의 인력은 핵심 수출국인 일본 홍콩 중국 등에 보내 ‘선택과 집중’을 꾀했다.

키워야 하는 조직에는 힘을 실었다. 식품산업 발전을 위해 19명이었던 식품산업팀은 38명으로 불려 식품산업처로 강화했다. 유통조직팀은 29명에서 41명으로 인원을 보강하면서 선진유통처로 이름을 바꿨다. 태스크포스(TF) 수준이었던 수산물 수출 조직은 수산수출팀으로 격상했다.

인사제도도 철저한 성과 중심으로 개혁하고 있다. 경직된 조직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능력, 성과 중심으로 하위 직급의 직원을 상위 직위에 앉혔다. 2급 직원 7명에게 1급 보직을 과감하게 맡겼다. 이어 3급 직원 18명에게도 2급에 준하는 보직을 줬다.

성과와 능력 중심의 인사제도인 ‘잡 마켓’ 프로그램은 조직 내에 긴장감과 탄력을 주고 있다. 이 제도는 1급 자리에 대해 1급과 2급 직원의 공모를 받는다. 2급 자리에 대해서는 2급은 물론 간부급이 아닌 3급 직원도 공모할 수 있다. 3급 이하 자리는 직무 희망제도를 운영해 직원 희망사항을 반영해 배치하는 방식이다.

이 제도에서 보직을 받지 못한 직원들은 역량강화단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적응하지 못하거나 역량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으면 퇴출 명령을 받는다. 올해 3월부터 시작된 잡 마켓 프로그램에서 현재까지 7명이 퇴출됐고 5명이 인사대기 명령을 받은 상태다.

일자리 나누기 확산에 따라 고통 분담을 위한 급여 반납도 실천했다. 임원은 급여의 6%, 간부 직원은 4∼5%를 반납했다. 이를 통해 다문화 가정 방과 후 학습지도사, 장애인과 독거노인 돌봄이 등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일자리를 120개 만들어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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