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Brand]“폴크스바겐 회장도 놀라던데요”

  • 입력 2009년 5월 19일 02시 55분


김태완 GM대우 디자인센터 부사장
라세티 프리미어
비운의 스타라고요?
디자인 우수성 자신
반드시 돌풍 일으킬 것

“쇠와 플라스틱으로 된 차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게 디자인입니다.”

GM대우자동차의 인천 부평공장 한 쪽 구석에 자리 잡은 디자인센터. 얼핏 보면 가건물처럼 보이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예술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규모와 역할도 미국 GM의 전 세계 11개 디자인센터 중 3번째로 큰 곳이다. GM 본사가 파산 위기에 처하면서 ‘비운의 스타’가 된 라세티 프리미어가 이곳에서 탄생했다.

최근 찾은 이곳에선 200여 명의 디자이너들이 바깥 상황에 동요하지 않고 개발 중인 차의 디자인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디자인센터를 총괄하고 있는 김태완 부사장이 반갑게 맞았다. 그는 영국 I.A.D에서 일본과 유럽차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고, 1990년대 중반 한때 대우차 외관 디자인 최고 책임자로 일하기도 했다. 2000년에 이탈리아 피아트로 자리를 옮겼다가 2년 전 다시 GM대우차로 돌아왔다. 김 부사장은 “과거 대우차 시절 함께 고생했던 동료들의 열정이 다시 나를 한국으로 불렀다”며 “고객이 원하는 차를 디자인하지 못하면 수만 명의 직원과 그 가족, 더 나가서는 국민이 어려워진다는 생각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그의 안내로 들어간 가상현실(VR) 스튜디오. 개발 중인 차를 3D 형태로 미리 볼 수 있고, 화상으로 다른 나라에 있는 GM 디자인센터 직원들과 토론이 가능했다. 그에게 차에 있어 디자인의 중요성을 물었다. 그는 “1980년대까지는 가격, 1990년대에는 기술로 경쟁했다면 지금은 디자인이 자동차 구매의 결정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라세티 프리미어의 ‘불운’에 대한 생각을 물었으나 그의 표정을 예상 외로 밝았다. 김 부사장은 “회사 전체 상황 때문에 멋진 차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해 안타깝지만 회사와 경제가 회복되면 분명 빛을 발할 것”이고 말했다. 그러면서 3월에 열린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서 있었던 일을 소개했다. 마틴 빈터콘 회장을 포함한 폴크스바겐 임원 30여 명이 라세티 프리미어 주변을 둘러싸고 20여 분가량 차를 뜯어보고 갔다고 한다. 빈터콘 회장은 “우리도 이런 디자인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