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 넘치는 시중 돈, 주식-채권 시장으로 흘러

  • 입력 2009년 5월 12일 03시 03분


머니마켓펀드(MMF)로 몰려들던 시중의 단기유동성이 주식 및 채권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시중에 돈이 계속 풀리면서 단기 시장금리가 사상 최저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4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MMF의 개인고객 수신액은 4월 한 달 사이에 5000억 원이 느는 데 그쳤다. 반면 채권형 펀드 잔액은 같은 기간 3조4000억 원 증가했다. 채권형 펀드는 2월 중 1조2000억 원이 감소했으나 3월 1조4000억 원 증가로 돌아선 뒤 신규자금 유입이 계속 늘고 있다. 주식시장의 자금유입 지표인 증권사 고객예탁금도 2월 2900억 원 증가에 그쳤으나 3월 2조6400억 원, 4월 1조3300억 원이 늘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완화되고 고금리를 겨냥한 매수세가 늘면서 회사채 등 장기신용물의 금리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음에도 3년 만기 국고채(3년) 금리는 3월 말 3.94%에서 5월 8일 현재 3.90%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3년 만기 은행채(AAA) 금리는 5.09%에서 4.78%로, 3년 만기 회사채(AA―) 금리는 6.02%에서 5.28%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거의 끊기다시피 했던 저신용등급의 회사채 발행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BBB등급 이하의 저신용등급 회사채 발행은 2월 중 1000억 원에 그쳤으나 3월 3000억 원, 4월 4000억 원으로 발행량이 늘었다. A2등급 이하의 기업어음(CP) 순발행량도 3월 2000억 원에서 4월 6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김현기 한은 통화금융팀 차장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1, 2월까지는 단기유동성이 MMF로 몰렸으나 3월 이후 MMF 금리가 떨어지고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늘면서 단기자금이 채권, 주식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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