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반도체시장 블루칩 떠올라

  • 입력 2009년 5월 7일 02시 56분


발열 소음 없고 속도 빨라… 최근 생산가격 크게 낮춰

빠르게 HDD시장 대체, 삼성 “점유율 50% 목표”

“열이 나지 않는다. 소음도 없다. 소비전력이 낮고 속도까지 빠르다.” 세계 정보기술(IT) 업계가 차세대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낸드플래시 메모리로 만든 저장매체)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 형성의 유일한 걸림돌이었던 ‘비싼 가격’도 낸드플래시 생산 공정이 진화하면서 떨어지고 있다.

○ 본격적으로 소비자용 제품에 채택

SSD는 1995년 미국 엠시스템스(2006년 샌디스크가 인수)가 개발했다. 초기엔 군사용이나 산업용으로 쓰였다. SSD를 채택한 노트북PC는 지난해 처음 나왔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데이터퀘스트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팔린 노트북PC 중 0.4%가 SSD를 사용했다.

올해는 SSD가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SSD를 쓰는 노트북PC 비율이 △2009년 1.5% △2010년 5.7% △2011년 12.5% △2012년 16.0% △2013년 19.5%로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SSD의 주요 부품인 낸드플래시 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 16Gb(기가비트) MLC(멀티레벨셀) 낸드플래시 고정거래 가격은 2007년 10월 12.8달러에서 지난해 11월 1.64달러까지 하락했다. 이에 따라 SSD 가격도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의 5∼10배에서 2배 수준으로 떨어졌다.

○ 낸드플래시로 라인 전환 가능성

반도체 업계는 D램 1위 업체인 삼성전자가 SSD를 염두에 두고 생산라인을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3월 웨이퍼 투입을 중단하고 8인치에서 12인치로 전환을 시작한 기흥10라인을 D램이 아닌 낸드플래시 라인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D램과 낸드플래시를 함께 생산하는 화성12라인도 낸드플래시 생산 비율을 높일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 측은 “기흥10라인의 용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화성12라인 공정 전환도 아직 검토된 바 없다”며 일단 부인하고 있다.

생산원가를 낮추기 위한 3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급 낸드플래시 공정 경쟁도 뜨겁다. 삼성전자는 상반기(1∼6월) 32nm 공정에 진입할 예정이고, IM플래시(인텔과 마이크론의 합작법인)는 4분기(10∼12월) 인텔의 새로운 SSD 제품 출시에 맞춰 34nm 공정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와 하이닉스도 올해 내 30nm급 공정에 진입할 방침이다.

○ 상위 몇 개 업체가 시장 장악할 듯

SSD 제품은 삼성전자가 한발 앞서 있다. 지난해 11월 세계 최초로 256GB(기가바이트) SSD 제품 양산에 들어간 삼성전자는 2012년 100억 달러 안팎으로 예상되는 세계 시장의 50%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올 1월 미국 가전전시회 ‘CES 2009’에서 도시바가 512GB 제품을 선보였고 인텔도 만만찮은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SSD 생산업체만 40여 개나 되는 초기 경쟁구도이지만 HDD처럼 수년 이내에 상위 몇 개 업체가 전체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는 성숙 구도로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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