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은행’ 모바일뱅킹

  • 입력 2009년 3월 26일 02시 58분


바쁜 은행장들이 가장 즐겨하는 금융거래방식은

《#장면 1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 쓸 정도로 바쁜 은행장들은 금융거래를 어떻게 할까. 집무실을 떠나 외부 미팅을 많이 해야 하는 은행장들이 선호하는 금융거래 서비스는 바로 ‘모바일뱅킹’이다. 강정원 KB국민은행장과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주로 모바일뱅킹을 통해 금융거래를 하고 있다. 강 행장은 “모바일뱅킹은 국민은행 금융상품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것 중 하나”라며 “이동 중 차 안에서도 짬짬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어 아주 편리하다”고 말했다.

#장면 2 3년 전부터 모바일뱅킹을 이용해온 박창우 씨(41·회사원)는 회사 동료는 물론이고 만나는 친구들에게도 모바일뱅킹 사용을 권한다. 회계법인에서 일하는 박 씨는 외근이 잦은 편이다. 모바일뱅킹이 나오기 전에는 급하게 송금을 해야 할 때 집에 있는 아내에게 전화로 부탁했다. 박 씨는 “외근이 많아 컴퓨터를 활용한 인터넷뱅킹이 쉽지 않은 직장인에게 모바일뱅킹은 최고의 금융거래 서비스”라고 말했다. 》



휴대전화로 통장조회-계좌이체 척척… 인터넷뱅킹보다 편하고 안전

모바일뱅킹은 인터넷접속이 가능한 휴대전화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은행의 잔액조회, 계좌이체 등 기존 인터넷뱅킹이나 자동화기기(ATM)에서 제공되는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금융거래 서비스다. 인터넷뱅킹만큼 보편화되지는 않았지만 휴대전화와 친숙한 20대뿐 아니라 외근이 잦고 금융거래가 많은 30, 40대 회사원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인터넷뱅킹보다 편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1인 사업을 하는 시장 상인들에게 모바일뱅킹은 필수다. 예전엔 은행에 가려면 가게를 이웃 상인에게 부탁하고 급하게 다녀왔지만 이제는 가게에 앉아서 휴대전화로 모든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3년 말 도입 당시 18만9000명이었던 모바일뱅킹 가입자는 2007년 말 500만9000명, 2008년 말에는 847만8000명으로 급증했다. 작년 한 해 하루 평균 모바일뱅킹 이용실적은 105만7000건, 1507억 원이나 된다.

가입 절차나 이용 방법이 복잡할 것 같아 가입을 주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절차와 이용법 모두 생각보다 간단하다. 버추얼머신(VM·Virtual Machine) 방식이 개발되기 전에는 휴대전화에 자신의 금융정보 등을 저장한 스마트카드 칩(IC칩)을 끼워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요즘엔 IC칩을 끼우지 않아도 된다. 거래은행 홈페이지에서 모바일뱅킹을 신청한 뒤 휴대전화를 통해 모바일뱅킹용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있어 따로 은행을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이용법도 간편하다. 공인인증서를 내려받아 접속하는 인터넷뱅킹과 마찬가지로 모바일뱅킹은 접속비밀번호인 6∼8자리의 핀(PIN)번호를 입력한 뒤 보안카드를 활용해 거래를 하면 된다. KB국민은행 모바일뱅킹은 공인인증서를 사용하고 있다.

이용료도 저렴한 편이다. 계좌이체 및 송금수수료 외에 매달 이동통신사에 800∼1000원 수준의 월정액만 내면 된다. 우리은행은 모바일뱅킹 이용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모바일뱅킹을 통한 당행 이체는 물론 타행 이체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편리함과 함께 안전성 측면에서도 모바일뱅킹이 인터넷뱅킹보다 낫다는 평가가 많다. 신영수 KB국민은행 온라인채널부 차장은 “인터넷뱅킹은 공개망인 데 비해 모바일뱅킹이 이용하는 이동통신망은 폐쇄망이기 때문에 해킹이 쉽지 않다”며 “아직까지 모바일뱅킹을 표적으로 한 해킹 범죄는 일어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