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한류’ 日공략 순풍

  • 입력 2009년 3월 5일 02시 58분


3일(현지 시간) 일본 지바 현에서 열린 ‘2009년 도쿄 식품박람회’의 한국식문화체험관. 사진 제공 농수산물유통공사
3일(현지 시간) 일본 지바 현에서 열린 ‘2009년 도쿄 식품박람회’의 한국식문화체험관. 사진 제공 농수산물유통공사
엔高로 가격 경쟁력… 중국산 위생불신 확산

올해 수출 작년보다 10% 늘어

정부 ‘안전성 인증’으로 뒷받침

‘일본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아라.’

농수산식품업계와 정부, 관련 기관들이 엔화 강세 순풍을 타고 일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농림수산식품부는 3일부터 도쿄(東京)에서 ‘2009 식품박람회’를 열고 있다. 농식품부는 6일까지 열리는 이 박람회에서 1억3000만 달러(약 2015억 원)어치의 수출계약을 성사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열렸던 박람회 실적보다 1000만 달러가량 늘어난 규모다.

농수산식품 수출을 지원하는 농수산물유통공사(aT)는 이에 앞선 2일 일본 대형 유통업체인 미야기(宮城)생협 및 CGC저팬과 ‘한국 농수산물 및 식품 공급을 위한 업무협정(MOU)’을 맺었다.

개별 수출업체들도 한국 농산물의 최대 수출대상국인 일본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판촉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 엔고가 만든 순풍(順風), ‘안전성’으로 극대화

농수산식품 수출업계와 정부가 일본 시장 공략을 강화한 가장 큰 이유는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 가치의 약세로 일본에서 한국 농수산식품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2월 중순까지 한국 농수산식품의 일본 수출실적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aT는 추정하고 있다. 반면 다른 국가에서의 수출실적은 하락세다.

남우석 KOTRA 아대양주팀 과장은 “수출품은 부품을 일본에서 사들여와 가공한 뒤 다른 국가로 수출하는 경우가 많은 데 비해 식품은 국산 재료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엔화 강세의 가장 큰 혜택을 볼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수출 인기 품목 가운데 각각 1, 2위를 차지한 참치와 소주도 가격경쟁력 덕을 보고 있다. 3위인 김치는 ‘미용과 건강’을 강조한 마케팅으로 쏠쏠한 효과를 봤다.

정부와 농수산식품 업계는 엔고 효과와 함께 중국산의 안전성에 대한 일본 소비자의 불안감을 최대한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중국산에 대한 불신으로 한국산 대체 효과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

‘휘모리’ 브랜드의 홍보를 대폭 강화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휘모리는 안전성이 입증된 농수산식품 업체들에 농식품부가 부여하는 공동 브랜드. 이 브랜드를 받은 식품의 포장 번호를 입력하면 유통과정을 볼 수 있는 검색 시설도 갖췄다.

수출 농수산식품의 농약 잔류치를 관리하는 ‘안전 지킴이’ 제도도 올해 처음 도입했다.

○ “아직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하지만 일본 시장을 공략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많다.

한국의 간판 수출품인 김치의 경우 여론조사에서 일본인들이 겨울철에 가장 좋아하는 찌개 요리로 꼽히는 등 생활 속으로 깊이 파고들었는데도 한국은 일본의 주요 농수산물 수입국 10위 안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aT 수출 관계자는 “까다로운 일본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안전성 검증 제도를 더 강화하고 품질과 포장을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수산식품 수출업계는 대일 수출에 정부가 더 적극적인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천일염 등을 수출하는 ㈜태평소금의 이희철 팀장은 “정부가 수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러 농수산물을 연계하도록 도와주길 바란다”며 “천일염은 김치를 통해 제맛을 알릴 수 있기 때문에 김치 업체와 연계하는 사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 김치 수출업체 관계자는 “한류 스타를 브랜드로 활용하게 하는 등 일본 소비자의 호감이 높은 한류 콘텐츠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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