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렉서스 RX350 시승기

  • 입력 2009년 3월 3일 02시 57분


부드럽다 똑똑하다 안전하다…단, 엔진소리가…

‘렉서스 RX350’은 1998년 데뷔 이후 세계적으로 100만 대 이상이 팔린 프리미엄 크로스오버 세단이다. 최근 국내 시장에 선보인 3세대 모델은 디자인과 성능이 업그레이드돼 기존 RX350의 명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형 RX350을 타고 인적이 드문 인천국제공항 주변과 서울 청계산 주변 등을 달려봤다.

○ 확 달라진 성능

스마트키를 주머니에 넣고 지하주차장에 있는 시승차에 다가서자 사이드 미러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과 프런트, 리어 램프가 자동으로 켜지며 ‘주인’을 반갑게 맞는다.

차에 올라 시동 버튼을 누르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전면 유리창에 뜬 속도계. BMW 등 일부 최고급 차종에 적용된 헤드업 디스플레이다. 주행속도, 내비게이션, 오디오 등에 관한 정보가 전면 유리에 투사돼 안전 운전을 돕는 장치다.

도로에 나서자 기존 RX350과 확연히 다른 느낌이 전해졌다. 지나칠 정도로 부드럽던 승차감은 약간 단단해지면서 좀 더 안정감이 들었다. 6기통 277마력 엔진과 맞물린 6단 자동변속기는 이전보다 부드러워진 변속감을 제공했다. 새로 채택된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도로 상태와 운전자 습관을 기억해 자동으로 변속 패턴을 제어한다. 액티브 4륜 구동 시스템은 속도와 노면 상태 등에 따라 앞뒤 바퀴에 최적의 토크를 배분해 승차감과 안전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우측 사이드 미러에 장착된 소형카메라는 차량 측면의 사각지대를 중앙 모니터를 통해 보여준다. 좁은 도로를 지날 때나 협소한 공간에서 주차할 때 무척 편리했다. 에어백은 기존 7개에서 10개로 늘어났고, 새로 추가된 액티브 헤드레스트는 후방 충격 시 자동으로 이동해 운전자의 목 부상을 최소화해주는 장치다.

다만 시속 60km를 넘어서면서 기존 모델에 비해 엔진음이 다소 크게 들렸다.

○ 넓고 세련된 실내 공간

신형 RX350의 실내 공간은 기존 모델과 확연히 다르다.

센터페시아는 비대칭형으로 처리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계기반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을 사용해 은은함과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

운전대를 잡고 있던 오른손을 자연스럽게 내려놓자 컴퓨터 마우스 같은 장치가 손에 들어왔다. 리모트 터치 컨트롤이다. 센터 콘솔에 손을 올린 채 시선을 돌리지 않고도 컴퓨터 마우스를 움직이듯 손가락으로 오디오, 에어컨 등을 쉽게 조작할 수 있었다.

리모트 터치 컨트롤 아래쪽에는 넓은 공간을 확보했고, 센터 콘솔은 1.5L짜리 페트병 4개가 들어갈 정도로 넓었다. 트렁크 양쪽에 돌출돼 있던 서스펜션 마운트가 사라지면서 트렁크는 캐디백 4개를 가로로 넣고도 공간이 남았다. 뒷좌석 폴딩은 트렁크 양쪽에 달린 레버를 당기면 180도까지 접을 수 있게 됐다.

시트의 쿠션과 착석감이 높아졌음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150cm 정도 키의 운전자가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한 의자도 여성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안정감과 남성미 추구한 외관

멀리서 보면 외관은 기존 모델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2003년 이후 렉서스가 채택하고 있는 디자인 철학인 ‘엘-피네스(L-Finnesse·날렵하고 우아한 곡선이 특징)’를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주장하지만 아무래도 신선함은 조금 떨어진다.

기존 모델에 비해 길이와 폭이 각각 40mm,15mm 늘어나면서 차 높이가 다소 낮아진 느낌이 들지만 사실 높이는 그대로다. 신형 RX350은 앞, 뒤, 옆 어느 쪽에서 보든 화살촉과 피라미드 모양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역동적이면서 동시에 안정감을 준다는 게 렉서스 측 설명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존 모델과 달리 보닛과 일체감을 형성하고 있다. 헤드램프 디자인은 기존 모델에 비해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 전체적으로 여성적이던 기존 모델에 남성미가 가미된 느낌이다.

사이드 미러가 붙어 있어 답답해 보이던 A필러 부분은 유리로 바뀌었고, 그 대신 사이드 미러는 양쪽 문으로 이동했다. 시야를 확보하는 동시에 고속 주행 시 사이드 미러에서 나는 바람소리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다.

뒷부분도 단순하고 깔끔해졌다. 와이퍼는 리어스포일러 속에 감춰져 평소에는 눈에 띄지 않는다. 번호판에도 LED 조명을 사용해 고급스러움과 시인성을 확보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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