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양책으로 태평양 뱃길 다시 ‘북적’

  • 입력 2009년 2월 7일 03시 00분


철광석 - 석탄 운송량 늘어 화물운임지수 증가

해운업 경기 회복세 뚜렷… “시기상조” 해석도

해운업체인 STX팬오션에는 2월 들어 배를 빌리려는 화주(貨主)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 대부분 지난해 11월 용선 운임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할 때 운임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던 사람들이었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1월 중순 이후 용선료가 오르자 화주들이 지난해 11월 운임을 ‘바닥’으로 보고 배를 구하기 위해 나섰다”며 “국내 업체뿐 아니라 세계적 곡물업체인 카길 등 ‘메이저 플레이어’들도 다시 용선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 경기 지표로 사용하는 벌크선운임지수(BDI)가 급등하면서 침체에 빠졌던 해운 업황이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BDI가 대표적인 경기 선행 지수란 점을 고려하면 올 하반기 글로벌 경기 회복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6일 한국선주협회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5일 BDI는 1498로 전일에 비해 13.8% 오르며 13일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에도 1316을 기록해 직전일 대비 168포인트(14.64%) 올랐다.

BDI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 세계 경기가 동반 침체되었던 지난해 12월 5일에는 663까지 떨어졌다.

업계가 BDI 동향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이 지표가 주로 철광석과 석탄 운송량에 따라 오르내려 6개월∼1년 후 제조업 경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는 최근 BDI 급등 이유로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꼽고 있다. 보유 철광석 재고를 사용하기 위해 철광석 수입을 막던 중국이 1월 중순부터 수입을 재개했기 때문이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800조 원에 이르는 중국 경기부양 자금이 주로 철도 등 기반시설과 건설업에 집중돼 철광석 수입이 다시 늘고 있다”며 “금년 4분기(10∼12월) 해상운임선물(先物) 가격도 3주 만에 3배로 뛰는 등 ‘중국 특수(特需)’로 인한 해운경기 회복 추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해운경기 회복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으로 보는 업계에 비해 학계에서는 여전히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도 “BDI가 저점에서 2배 이상 상승한 것은 확실한 회복세를 나타내는 것”이라며 “올해 노후화로 해체되는 벌크선이 2007년의 10배에 가까운 만큼 해운업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하영석 계명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현 상황은 BDI가 과도하게 하락한 것에 대한 ‘반등세’이지 ‘회복세’는 아니다”라며 “본격 회복은 업계의 희망이 많이 들어간 해석”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벌크선운임지수 (BDI·Baltic Dry Index):

발틱해운거래소가 철광석과 석탄 등 건화물 운임시황을 표시하기 위해 사용한 지수. 발틱운임지수라고도 하며 1985년 1월 4일 지수를 1000으로 보고 시세를 계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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