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금리는 3%대, 창구금리는 5%대

  • 입력 2009년 1월 27일 20시 53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 금리가 급격히 내려갔지만 신규 대출을 받는 사람들에게는 금리 인하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연 7%대 특판 예금과 연 8%대의 후순위채권 등을 발행해 고금리로 자금을 끌어모은 은행들이 최근 대출금리 인하에 따라 역마진이 발생하자 고시금리에 가산 금리를 얹어 대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이번 주 고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72~5.22%로 지난주보다 0.02%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20일 이후 세 달 만에 3.12%포인트 급락했으며 2001년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출시된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다른 은행들도 일제히 고시금리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실제 영업점 창구에서 적용하는 금리는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고시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0.9~2.2%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추가한 3.86~5.16%이지만, 실제 영업점에서는 5.36~5.66%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최저금리가 고시금리보다 1.5%포인트나 높다. 국민, 신한, 하나은행 등도 영업점에서는 고시금리에 0.5~1.5%포인트 정도를 추가로 붙인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최저금리 3%대는 '이론상으로만 가능한 금리'이고 4%대로 대출받기도 '하늘의 별따기'다. 담보가 좋고 신용도가 우수하더라도 5%대 초중반에서 대출이 이뤄지고 있으며 신용도가 낮은 서민은 대출 자체를 받기가 힘든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 금리 수준으로는 대출을 해줄수록 은행이 손해"라며 "고시금리는 시장금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내리더라도 일선 영업점장이 가산금리를 추가로 붙여 대출 고객을 줄이는 '디마케팅'을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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