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한 건설주 지금 살까 말까

  • 입력 2009년 1월 22일 02시 55분


“투자보류” vs “저가매수” 엇갈려

“옥석 덜 가려져 지켜봐야”

“재무구조 살펴 투자할만”

건설사에 대한 은행권의 신용위험평가가 발표된 다음 날인 21일.

구조조정이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실망감과 건설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및 미분양 물량에 대한 불안감, 미국발 금융위기 재발 우려 등이 겹친 탓에 건설업종은 일제히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날 건설업지수는 전날보다 3.58% 떨어져 코스피 하락폭(―2.06%)보다 컸다.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C등급 건설사 11곳 가운데 상장사인 경남기업, 삼호, 신일건업, 풍림산업 등 4곳은 이날 모두 하한가를 기록했다. 전날 구조조정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살아남았다”는 안도감에 상승세로 마감한 우량 건설주들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구조조정 이후의 건설업종 투자전략에 대해 증시 전문가의 견해는 크게 “아직 불확실한 요소가 많이 남아 있으니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과 “살아남은 건설사 위주로 재무구조, 성장동력 등을 파악한 뒤 저가매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으로 나뉜다.

한국투자증권 한상희 연구원은 “구조조정이 시작돼 시장의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측면은 있지만 재무항목 평가만으로 분류한다면 C, D 등급에 포함된 회사가 더 많아야 하고, 신용위기가 해결되지 않으면 부실을 안고 있는 기업들이 추가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옥석이 가려졌다고 믿고 투자에 나서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허문욱 연구원은 “건설사는 레버리지(부채)를 일으켜 사업을 하는데, 지금은 자금 구하기가 힘들고 성장동력도 찾기 어렵다”며 “상반기 정부의 재정정책이 발표될 때 건설주의 기술적 반등은 있겠지만 하반기에는 건설주 투자로 큰 이득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 구조조정을 그동안 재무리스크와 불확실성 등으로 저평가됐던 건설주 매수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NH투자증권 강승민 연구원은 “대형 건설사는 대부분 A등급이 예상됐기 때문에 이미 주가에 많이 반영됐고, 건설업황이 좋아진다고 해도 수혜를 받기 힘들 것”이라며 “저평가된 우량 중소형 건설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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