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서만 2곳 퇴출… 지역 일자리 타격 클듯

  • 입력 2009년 1월 21일 02시 54분


적막한 C&중공업 본사20일 전남 목포시 연산동 C&중공업 본사는 이미 가동이 중단돼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목포=연합뉴스
적막한 C&중공업 본사
20일 전남 목포시 연산동 C&중공업 본사는 이미 가동이 중단돼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목포=연합뉴스
대주건설 - C&중공업 각각 광주 - 목포에 본사

20일 발표된 1차 구조조정 결과 호남 지역의 중견그룹인 대주그룹과 C&그룹이 함께 무너질 위기에 빠졌다.

두 그룹은 주력 계열사가 불황이 가장 심각한 건설(대주건설, C&우방)과 조선(대한조선, C&중공업) 업종이며 외환위기 이후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급속도로 성장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대주그룹은 본사가 광주이며, C&중공업의 본사는 전남 목포시여서 광주 전남지역 경제의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건설업과 조선업은 ‘후방 효과’가 커서 2, 3차 협력업체나 지역의 고용사정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퇴출이 결정된 대주건설은 ‘대주피오레’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알려진 주택전문 건설사(1981년 설립). 대주그룹의 모태 기업으로 외환위기 때 알짜 주택 사업지를 헐값에 사들여 고속 성장을 했다. 현재 시공 중인 아파트 건설 사업장은 전국 13곳, 1만5000여 채로 이 가운데 미분양 물량은 4300여 채다.

대주그룹은 조선, 금융, 레저 등의 분야로 계열사를 확장했지만 2007년 9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을 만기를 넘기고 상환해 신용등급이 추락하면서 유동성 사정이 급격히 악화됐다.

C&그룹은 1990년 설립된 칠산해운이 모태로 해운과 패션, 컨테이너, 유람선 사업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2007년 C&진도를 C&중공업으로 이름을 바꾸며 조선업에 진출했다. 약 3조 원 규모의 벌크선 물량을 수주해 순항할 것으로 전망됐던 C&중공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고, 지난해 11월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전남도는 C&중공업 퇴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협력업체의 도산으로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현재 C&중공업에 대금이 체불된 협력업체는 114곳이며 금액은 110억 원이다.

광주시도 지역 내 대주건설 사업장 및 경남기업 등 워크아웃 결정을 받은 기업의 계열사들이 지역에서 벌이는 사업을 파악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광주시는 “경남기업이 대주주인 수완에너지가 최대한 빨리 워크아웃을 신청하도록 주요 주주인 지역난방공사와 협의하는 한편 경남기업이 지역 기업에 우선적으로 채무를 변제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대주건설과 C&중공업 측은 퇴출 결정에 강력히 반발했다. 박영석 대주건설 대표는 “이번 결과는 (1차 등급 산정 때는 빠져 있다가) 2차 때 갑자기 뒤바뀐 것으로 평가외적 기준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C&중공업 관계자는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데도 정부가 회생 기회를 뺏은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