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카페]세계 소비패턴 ‘원티즘’서 ‘니디즘’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월 12일 20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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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어렵다고 모두 값싼 물건을 찾을 것이라는 생각은 오해입니다."
KOTRA의 수출 상담회 행사인 '바이코리아 2009' 주간(8일~14일)참석차 방한한 주요 지역 본부장들 상당수는 올해 각 지역별 신 소비 패턴에 대해 한결 같이 이렇게 이야기 하더군요.
지역별 특색에 따라 소비 패턴도 제 각각 이지만 이 말은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홍순용 북미지역 본부장은 현지 소비 분위기를 한마디로 '원티즘(wantism·갖고 싶은가)'에서 '니디즘(needism·필요한가)' 으로의 전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난 소중하니까', '갖고 있다면 뽐내봐' 등의 카피를 담은 광고를 혹 기억하시나요? 심리적 만족감 위주의 과시형 소비 대신 보다 현실적인 소비 유형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싼 것이 아니라 오래 두고 쓸 수 있는 '가치형' 중심의 소비가 대세라는 설명이었습니다.
럭셔리 업체들이 요즘 일명 '저렴한 럭셔리(affordable luxury)' 제품 개발에 주력하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겠지요. 실제로 값비싼 모피 코트 대신 목과 소매 주변에만 펄(fur)을 부착한 '저렴 럭셔리 코트'가 인기라네요.
오일 머니로 넘쳐나던 중동 지역 또한 '명품 위주' 소비에서 '실용 구매'로 그 패턴이 전환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기훈 중동 아프리카 지역 본부장은 "품질 면에서는 중국산을 압도하면서도 유럽산 보다는 가격 경쟁력이 있는 한국산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귀띔해 주었습니다. 아마도 이 곳에서는 한국산 제품들이 요즘 같은 시대에 각광 받는 '저렴 럭셔리'로 통하는 거겠지요.
그렇다면 중남미 시장은 어떨까요?
박동형 중남미 본부장에 따르면 이 곳의 빈부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미 중국산이 점령해버린 저가 시장 보다는 상류층을 공략한 명품 마케팅에 한국 업체들이 승부수를 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역시 알아야 보이는 거겠지요?
급변하는 국제 경제 환경 속 각양각색 해외 소비자들을 공략할 우리 기업들의 건투를 빌어봅니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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