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차에 매각한 게 잘못” 지적도

  • 입력 2009년 1월 10일 03시 04분


어쩌다 이 지경까지

SUV - 대형 위주… 경제위기 직격탄

9일 쌍용자동차가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사태에까지 오게 된 것은 대주주인 중국 상하이차가 처음부터 가졌던 한계와 쌍용차 자신의 역량 부족, 노사관계 악화 등 내부적 요인에 세계 자동차 시장 침체라는 외부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쌓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먼저 상하이차는 애초부터 쌍용차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두 기업의 만남이 기술, 규모, 브랜드 가치 등 모든 면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려웠다는 것.

그나마 상하이차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쌍용차 살리기’에 나서기는커녕 쌍용차에 지급해야 할 기술개발 부담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논란을 빚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상하이차가 쌍용차 기술을 빼돌리는 데만 신경을 썼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 와서 보면 좀 더 낮은 가격에 넘기더라도 장기적으로 쌍용차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가 인수를 했어야 했다”며 “비싼 값에 교훈을 얻은 셈”이라고 말했다.

대주주의 소극적인 지원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쌍용차 경영진도 비판 대상이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대학원장은 “상하이차가 ‘자기 밥그릇’만 챙길 가능성에 대비해 쌍용차 스스로 자체적인 구제수단을 마련해 놨어야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다양한 차종을 찾는 소비자의 취향을 따라잡지 못하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대형 세단에 집중한 경영 전략은 큰 패착이었다. 쌍용차는 그간 디자인 면에서도 브랜드 정체성을 살린 모델을 출시하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을 계속 받아왔다.

경쟁업체들이 디자인을 내세운 제품과 경차 위주로 선전할 때 쌍용차는 점점 제품 경쟁력을 잃었으며, 지난해 유가가 급격히 오르자 판매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지난 한 해 동안 총판매량은 9만여 대로 전년보다 무려 29.6%가 떨어졌다.

강성 노조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쌍용차 노조는 적자가 심해진 2006년 8월 사측이 구조조정을 실시하자 공장 출입문을 봉쇄하며 파업에 나섰다. 이 같은 노사 갈등이 지루하게 이어지면서 쌍용차는 체질 개선할 기회를 잃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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