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맥경화’ 서서히 풀린다

  • 입력 2008년 10월 30일 02시 59분


정부와 한국은행이 주도하는 유동성 공급 방안이 조금씩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매수 세력이 사라져 은행권의 자금경색을 불러온 은행채가 시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했고, 한은은 조만간 은행채를 환매조건부채권(RP) 방식으로 사들일 계획이다. 금융당국이 원화유동성 비율까지 완화함에 따라 은행권의 자금경색은 서서히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금융위원회와 한은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28일 채권 발행시장에서 1조4000억 원어치 은행채를 산 데 이어 유통시장에서 일부 보험회사가 은행채 매입을 준비하고 있다.

한은도 27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조만간 은행채와 산업은행 발행채권 등 특수채를 RP 방식으로 사들일 계획이다.

한은 관계자는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민간은행의 은행채는 15조 원 정도여서 한은이 RP 방식으로 매입해 소화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미 24일 한국증권금융과 RP 거래를 통해 1조9000억 원의 자금을 증권사, 자산운용사에 공급했다.

또 금융감독 당국이 이번 주 안에 원화 유동성 비율 감독 기준을 완화하면 은행권은 50조 원 정도의 잉여 유동성을 확보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부와 한은이 기대하는 것처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나 이와 연동된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이 본격 하락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자금담당 임원은 “원화 유동성 규제 완화로 은행의 자금조달 압박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면서 “하지만 11월 초 한은이 은행채 매입에 본격적으로 나서 은행채 유통시장이 어느 정도 정상화돼야 시장금리에도 영향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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