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쇼크’ 후폭풍]“AIG, 美정부-은행과 자금지원 협상중”

  • 입력 2008년 9월 17일 02시 55분


■ ‘풍전등화’ AIG 운명은

뉴욕주지사 “파산 피하려면 오늘내 800억달러 필요”

4410억달러 ‘채권보험’ 든 금융사들 연쇄손실 우려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3대 신용평가회사가 15일(현지 시간) 일제히 유동성 위기에 몰린 미국 최대 보험사인 AIG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AIG가 ‘풍전등화’의 운명에 빠졌다.

이제 미국 월가에서는 AIG의 파산 가능성까지 언급하기 시작했다.

무디스는 15일 AIG의 선순위 무담보채권 등급을 ‘Aa3’에서 ‘A2’로 2계단 하향 조정했다. S&P도 AIG의 장기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3계단 하향 조정했다.

이런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AIG가 가장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였다. 이는 당장 더 많은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대변인은 16일 오전 “AIG가 FRB, 미 재무부, 은행들과 뉴욕 연방은행 본부에서 자금지원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패터슨 뉴욕 주지사는 이날 “AIG가 파산신청을 피하려면 오늘 하루 안에 800억 달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유동성 위기에 처한 AIG는 14일 미 FRB에 400억 달러 규모의 브리지론(1년간 담보 없이 빌리는 긴급 대출)을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15일 “AIG에 대한 정부의 대출은 현재의 고려사항(옵션)이 아니다”라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혔다.

미 재무부는 대신 골드만삭스와 JP모간체이스 등에 AIG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위해 민간 차원에서 700억∼750억 달러 규모의 긴급 자금을 주도적으로 조성해 달라고 요구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AIG는 다른 은행과 투자자들에게 총 4410억 달러 상당 채권의 부도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파생상품인 신용부도스와프(CDS)를 팔았다.

CDS는 채권 발행기관이 부도를 냈을 때 보전을 받는 일종의 보험상품. AIG가 자금 조달에 실패해 파산보호를 신청한다면 CDS를 들고 있는 다른 대형기관들은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5일 “신용등급 하락으로 AIG는 CDS 투자자들에게 채권 담보금으로 145억 달러를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며 “AIG가 당장 신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이르면 16일 파산보호를 신청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AIG는 15일 뉴욕 주로부터 자회사 자산을 담보로 200억 달러의 자금을 차입하는 방안을 승인 받아 일단 숨통은 틔웠다. 하지만 이 정도 자금으로 현재의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AIG는 자산과 부채 규모가 크고 세계 100여 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산할 경우 국제 금융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신용부도스와프(CDS·Credit Default Swap)::

채권을 발행하거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한 기업의 신용위험만을 분리해 시장에서 사고파는 신종 금융파생상품 거래. 기업의 부도에 따른 금융기관의 손실 위험을 줄여 거래의 안정성을 높여준다. 예를 들어 A은행이 B기업에 연 5% 금리로 100억 원을 대출해준 경우 A은행은 B기업의 부도 가능성에 대비해 C금융회사와 CDS 거래를 할 수 있다. A은행이 연 0.3%의 신용위험 수수료를 C회사에 지급하면 B기업이 부도를 낼 경우 C회사가 100억 원을 대신 갚아주게 된다.


▲ 영상취재 : 동아일보 편집국 사진부 박영대 기자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이진아 인턴기자


▲ 영상취재 : 임광희 동아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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