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없이 가는 자동차 레이스

  • 입력 2008년 9월 2일 11시 11분


‘사람이 운전하지 않아도 자동차가 알아서 운전한다.’

이 영화 같은 일을 현실화하고자하는 것이 바로 ‘지능형 모형자동차 설계경진대회’.

대학생 지능형 모형자동차 설계 경진대회가 지난달 말 중국 선양에서 열렸다. 한국 학생들도 특별시연행사를 위해 참가하며 한국 지능형 자동차의 설계수준을 보여주었다.

이 경진대회에 참가한 지능형자동차들의 운전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미리 입력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움직이는 지능형 자동차의 운전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았다. (동영상 참조)


▲ 영상취재 :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지능형 모형 자동차’는 리모콘 등을 통한 사람의 조작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다. 미리 입력된 프로그램에 의해 자동차는 도로를 자체적으로 인식하고 설정된 경로를 따라 목적지까지 달리게 된다. 이는 자동차 앞에 부착된 LED에서 쏘아진 불빛이 지면에 부딪혀 반사를 하면 센서가 그 정보를 받아들여 도로 상태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승패여부는 얼마나 빠른 속도로 정해진 경로를 이탈하지 않고 정확하게 종점에 도착하느냐에 달려있다. 이러한 지능형 모형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컴퓨터제어, 모드인식, 센서, 전자, 전기, 차량설계 용접 등 모든 능력을 종합적으로 필요로 한다.

이 같은 지능형 자동차 개발과 관련한 우수 IT인력을 양성하는 일이 아시아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첨단 자동차 과학기술 인력을 배양하는 일환으로 국내에서는 2003년도부터 ‘대학생 지능형 모형자동차 설계 경진대회’를 개최해 왔다. 전국에서 모인 대학생들이 설계에서부터 프로그래밍, 용접에 이르기까지 손수 제작한 모형 자동차를 가지고 정해진 트랙에서 레이스를 펼치는 대회다. 지능형자동차 설계 경진대회는 종합적인 기술 및 능력을 필요로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미래 자동차 기술을 연구하는 유망주들을 길러내는 대회이다.

한국의 이러한 시도에 이어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경제성장기에 있는 아시아 국가들도 동참했다. 중국은 지난 2006년부터 이 대회를 시작했으며 모든 경기 규정과 포맷을 한국에서 전수받아 시작됐다. 제3회째를 맞는 올해 행사 역시 지난 29일 심양에서 성황리에 치러졌다. 자동차 학부가 있는 중국 전역의 과학 및 공학 분야 고등교육기관 270여 곳에서 총 610개 팀이 참가하여 경합을 벌였다. 중국은 앞선 두 차례의 대회보다 규모와 기술 등 모든 면에서 한 차원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중국학생들은 대회에 초대받은 한국학생들의 작품에 굉장한 호기심을 보였다. 경기도중 지난 2007, 2008 한국대회에서 우승한 자동차를 중국 학생들에게 소개 하자 중국 학생들은 우르르 몰려들어 사진을 찍으며 질문을 쏟아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중국학생들이 만든 ‘지능형 모형자동차’는 도로를 인식하는 장치가 LED 센서로만 이루어져 있는 반면 한국학생의 작품에는 LED센서에 추가적으로 차체 전반에 달린 카메라가 움직이면서 지면을 판독하기 때문이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 ‘우한 과학대’의 ‘쇼안’팀도 “한국학생의 모형차를 보니 외관도 멋있을 뿐만 아니라 아직 중국에 사용되지 않은 센서 기술을 보면서 앞으로 이러한 한국의 선진기술을 빨리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회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양대 자동차공학과 선우명호 교수는 “학생들은 이런 것을 통해 서로 더 많이 배우고 또 경쟁하는 것이기 때문에 관심이 많다는 건 좋은 일이다” 고 밝혔다

앞으로 이 대회는 아시아 태평양 전 지역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번드루카 프리스케일 아시아 오토모티부 총괄은 “한국,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를 대상으로 하는 아시아권 대회를 2009년에 계획 중이다”고 밝혔다. 이미 이번행사 끝에 열린 각국의 대표들이 모인 회의 자리에서 제1회 아시아 태평양 경진대회를 내년 한국 한양대학교에서 열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행사를 주최하고 있는 ‘프리스케일 반도체’는 오토모티브 반도체 분야에서 기술 및 매출 모두 선두를 달리고 는 기업으로 특히 연료소모 및 배기가스 감소 개발에 큰 투자를 하고 있다.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yjjun@donga.com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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