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를 했다…‘대박’ 터졌다

  • 입력 2008년 6월 19일 02시 56분


제일기획이 만든 ‘쇼’ 신문광고의 변화 모습. 왼쪽은 쇼가 무엇인지 철저하게 숨긴 티저 광고, 가운데는 창의성이 돋보이는 이미지 광고, 오른쪽은 손 그림자로 생일축하 영상을 묘사한 메시지 전달 광고. 사진 제공 제일기획
제일기획이 만든 ‘쇼’ 신문광고의 변화 모습. 왼쪽은 쇼가 무엇인지 철저하게 숨긴 티저 광고, 가운데는 창의성이 돋보이는 이미지 광고, 오른쪽은 손 그림자로 생일축하 영상을 묘사한 메시지 전달 광고. 사진 제공 제일기획
‘만년 2등’ 이미지 벗고 영상통화 1위로 올라서

■ KTF 광고 성공 스토리

2006년 여름, 제일기획의 광고기획 6팀은 거의 매일 야근을 했다.

‘지금까지 없는 새로운 서비스, 동종업계 2위에서 1위로 올라서는 콘셉트, 일반인들의 눈길을 확 끄는 매력’ 등의 조건들을 만족시키는 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 광고를 만들어야 했다. 우선 이름부터 고민이었다.

네이밍 전문 업체와 수십 번 회의하고, 사내(社內) 공모까지 진행해 500여 개의 명칭 후보를 모았다. 최종적으로 비욘드(V-yond), 홧(What), 더블유(W), 쇼(SHOW) 등 4개를 뽑았다.

쇼는 부정적인 느낌을 준다는 이유로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하지만 “오히려 기존의 틀을 깰 때 혁신적인 브랜드가 되지 않느냐”는 조영주 KTF 사장의 결단으로 쇼는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쇼는 광고업계에서 대히트를 쳤다. 제일기획은 쇼 광고로 2007 대한민국광고대상을 받았고, 18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2008 칸 국제 광고제’에서는 쇼 마케팅 성공사례를 발표했다.

제일기획 측은 쇼 광고의 매력에 대해 “3단계 광고 전략이 제대로 주효했다”고 설명한다.

우선 도발적인 문구를 담은 티저(Teaser) 광고로 호기심을 일으켰다. 지난해 2월 “세상에 없던 세상이 기다리는 쇼가 시작된다”는 슬로건을 담은 광고를 내보내면서 쇼에 대한 정보를 전혀 주지 않았다.

KTF 이름도 철저히 숨겼다. 기존 음성통화 시장에서 ‘만년 2등’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데, 새 영상통화 시장에서도 그런 이미지가 겹치면 신선함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1일 제일기획은 쇼의 실체를 공개했다. 이때부터 이미지 광고와 메시지 전달 광고에 주력했다.

광고 제작진은 쇼의 핵심 가치로 ‘창의성’을 꼽았고, 광고도 형식과 내용에서 새로움을 강조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가인 백남준 선생을 등장시켜 ‘똑같은 걸 하느니 차라리 죽지!’라는 광고를 내보낸 게 대표적인 예다.

메시지 전달도 중요하게 여겼다. 제품의 주요 속성을 광고에 담아야 실제 제품 소비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제일기획은 ‘영상전화’ 편을 통해 사람들이 똑같이 “사랑해”라고 말하지만 표정이나 상황에 따라 얼마나 다양한 의미를 갖는지 보여 줬다. 듣지 못하는 친구를 위해 손그림자로 케이크와 초를 만들어 축하하는 광고도 내보냈다.

이 메시지 광고는 영상통화를 주요 특징으로 하는 3G 이동통신의 특징을 잘 보여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만큼 쇼 가입자도 빠르게 늘어났다. 이달 14일 현재 쇼 가입자가 600만 명을 넘어섰고, KTF는 3G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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