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아는 경영진 있느냐가 기업의 성공-실패 가를 것”

  • 입력 2008년 5월 26일 02시 57분


스위스 바젤대의 마이클 레너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학과장은 25일 삼성디자인스쿨(SADI)의 연례 국제 워크숍에 참석해 자신의 강의를 참고해 만든 SADI 학생들의 월페이퍼 디자인을 감상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사진 제공 SADI
스위스 바젤대의 마이클 레너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학과장은 25일 삼성디자인스쿨(SADI)의 연례 국제 워크숍에 참석해 자신의 강의를 참고해 만든 SADI 학생들의 월페이퍼 디자인을 감상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사진 제공 SADI
스티브 잡스의 애플社 배울만

삼성의 디자인 경영 높이 평가

“경영진 가운데 디자인을 아는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는 앞으로 기업들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핵심적인 기준이 될 것입니다.”

유럽 디자인 명문학교로 알려진 스위스 바젤대의 마이클 레너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학과장은 2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삼성디자인스쿨(SADI)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업의 ‘디자인 경영’에서 돈을 투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디자인의 가치를 아는 경영진을 두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SADI의 연례 국제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최근 방한한 레너 교수는 1980년대 초 애플사(社)에서 직접 제품 디자인을 맡기도 한 응용디자인 분야의 1세대 디자이너다.

그는 최근 기업들의 주요 이슈의 하나로 부상한 ‘디자인 경영’과 관련해 21세기 디자인 경영의 대표적 성공 기업인 애플에서의 경험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애플에는 회사 초창기부터 디자인의 가치를 아는 한 명의 경영진이 있었습니다. 바로 스티브 잡스(현 애플 최고경영자)였죠. 제가 일한 1980년대에도 이미 디자인 파트가 엔지니어 파트와 동급으로 구성돼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있었으니까요.”

레너 교수는 “당시 (잡스가 개발한) 매킨토시 컴퓨터와 비슷한 성능의 ‘리사’라는 컴퓨터가 있었지만 아이콘 등 그래픽의 요소를 활용한 매킨토시의 사용자 환경(UI) 디자인에 밀려 결국 영원히 사라졌다”고 했다. 이어 “기업의 디자인 경영에 있어 돈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의사 결정과정에 디자인의 시각을 반영해 줄 한 사람의 경영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품 간 성능이 평준화된 요즘에는 디자인이 기업 성공의 ‘키(핵심 요소)’”라며 “기업들은 제품, 로고, 브로슈어 등 여러 디자인 수단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와 기업 정체성까지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레너 교수는 “최근 (디자인 전략 전담 임원을 두는 등) 디자인 경영을 중시하고 있는 삼성의 변화를 높이 평가한다”며 “이 같은 변화는 삼성의 세계적 경쟁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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