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 사이언스]하이브리드 차 상용화 관건

  • 입력 2008년 5월 21일 11시 41분


‘리튬전지 가격↓ 안전성↑’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대중화하려면 리튬전지 가격을 낮추고 안전성을 시급히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기술 보고서를 통해 “하이브리드 차 제조원가의 15%를 차지하는 전지 가격을 낮춰야 한다”며 “충격에 노출됐을 때 폭발하는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이브리드 차란 전지와 가솔린 엔진을 같이 탑재하고 있는 친환경 자동차다. 연비는 높이고 유해가스 배출량은 낮출 수 있어 선진국들이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주로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적극적이며 한국의 현대자동차도 2009년을 상용화 시점으로 잡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리튬전지는 현재 하이브리드 차에 쓰이는 니켈수소전지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같은 부피라면 리튬전지 출력이 두 배 높은 데다 ‘메모리 효과(완전히 충전하지 않고 제품을 사용했을 경우 충전 용량이 줄어드는 현상)’도 적다. 출력이 높은 전지를 더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보고서는 리튬전지가 비싼 데다 안전성을 확실히 확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니켈수소전지를 장착한 하이브리드 차인 일본 도요타의 ‘캠리’는 미국 소비자 가격이 2만5350달러로 같은 기종의 가솔린엔진 차량보다 4000달러 비싸다. 그런데 리튬전지는 니켈수소전지보다 원가가 3배 더 비싸다. 안 그래도 비싼 차가 더 비싸진다는 얘기다.

리튬전지를 달고 있는 휴대전화, 노트북 컴퓨터가 폭발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도 문제다. 큰 충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적은 이들 장비에서도 이 같은 사고가 이어지는데, 추돌사고 가능성을 안고 있는 자동차에서 리튬전지를 안전하게 쓸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보고서는 “바이오 연료나 연료전지를 사용하는 무공해 차량이 상용화되기까지는 기술적인 난관이 많다”며 “과도기 기술인 하이브리드 차가 시장 주도권을 20년 이상 쥘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술개발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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