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 전송하는 문자 메시지…은행 서비스 확산

  • 입력 2008년 5월 14일 02시 58분




“계좌서 출금됐어요” “펀드 수익률 떨어졌어요” “이자 낼 때 됐어요”

하나은행은 수익률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진 펀드의 고객 리스트를 매달 각 영업점에 e메일로 보낸다.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에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 리스트를 받으면 각 영업점은 해당 고객에게 이를 통보하고 수익률이 심하게 떨어졌을 때에는 적극적인 재테크 컨설팅도 해준다.

하나은행 강정원 차장은 “펀드의 손실 수준에 따라 응대 방법은 다르지만 심한 경우에는 위험관리 차원에서 분산투자가 제대로 됐는지도 일일이 확인한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들의 고객 사후관리는 금융 선진국들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최근 서비스 영역은 많이 확장되고 있다.

○ 입출금 명세, 펀드 수익률 실시간 통보

신한은행은 원래 고객들이 가입한 펀드가 목표수익률에 도달했을 때만 이를 통보해 줬지만 올해 초부터 펀드가 위험수익률 아래로 떨어졌을 때도 이를 알려주기로 했다. 이달부터는 고객들에게 펀드 수익률 동향도 매달 발송하고 있다.

고객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충분히 소개하지 않고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불완전판매’를 줄이기 위한 사후관리도 강화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당일 펀드에 가입한 고객에게 본점의 콜센터 직원이 전화해 펀드를 판 창구 직원이 자필서명을 받았는지, 펀드 가입에 따른 위험은 충분히 고지했는지 등을 확인하는 ‘해피콜’ 제도를 두고 있다.

이 같은 서비스는 다른 시중은행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불완전판매로 확인되면 고객에게 창구직원이 판매한 상품을 다시 자세히 설명하게 하거나 영업점을 평가할 때 점수를 깎는 등 불이익을 주기도 한다.

은행 계좌의 입출금 명세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알려주는 서비스도 인기다. 외부에서 정기적으로 입금을 받을 일이 있는 사람들, 신용카드 결제명세 등 자동이체 되는 금액을 그때그때 확인하고 싶은 사람들이 주된 이용자다.

은행들은 약간의 수수료만 받고 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월 900원의 수수료를 받는 기업은행의 입출금 통지 서비스에는 현재 17만여 명이 가입해 있다.

○ 환율 동향, 이자 납부일까지 안내

외화예금을 들었거나 정기적으로 해외 송금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환율 동향은 가장 중요한 경제 뉴스. 하지만 일반인들은 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쉽지 않다. 이런 고객을 위해 외환은행은 ‘맞춤형 환율 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 환율이 고객이 지정한 환율과 같으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곧바로 통보하는 서비스다. 외환은행에 예금 또는 대출 계좌를 갖고 있는 고객이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외화대출을 받은 개인고객이나 중소기업에 해당 외화의 환율이 기준일 대비 3% 이상 상승하거나 5% 이상 하락할 때 우편으로 안내문을 발송한다. 국민은행은 변동금리 조건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들에게 바뀐 금리 수준과 이자납부일을 정기적으로 통보해 준다. ‘OOO님의 대출 납입기일은 00월 00일, 금리 00.00% 적용 예정입니다’ 같은 식이다. 하나은행도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에게 만기일과 이자 납입일을 정기적으로 통보한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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