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재고 인력 ‘0’…인재관리에도 ‘Just In Time’

  • 입력 2008년 3월 15일 02시 49분


기업들이 인재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장에서 활용하는 생산성 향상 기법인 ‘적기생산(JIT·Just In Time)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피터 카펠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최신호(3월호)를 통해 생산 관리와 공급망 관리 기법을 잘 활용하면 인재 관리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도요타자동차 등이 도입한 JIT는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만큼의 부품을 조달해 재고를 최소화하는 생산기법이다. 이런 방법을 인재 관리에도 적용하면 미래에 필요한 직원 수요를 적절히 예측해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카펠리 교수는 ‘JIT 인재관리’를 위해 먼 미래까지 인력 수요를 예측하지 말고 단기적 전망을 토대로 인력을 공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기업의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전략도 수시로 바뀌는 상황에서 장기적 수요 예측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화학업체인 다우케미컬 등 굴지의 기업들도 인력에 대한 장기 예측을 포기하고 단기 예측만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100명의 신입사원을 6월에 한꺼번에 뽑는 것보다는 6월에 50명을 우선 채용한 후 9월에 50명을 추가 채용하는 형태로 일정을 바꿔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교훈대로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해야 안정성이 높아진다는 포트폴리오 이론을 인재 관리에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그는 각 부서가 따로 인재 육성을 담당할 경우 한 분야만 잘 아는 시야가 좁은 직원만 양산된다고 비판했다. 이런 직원이 많아지면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에 광범위한 직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일반적 능력을 가진 직원을 일정 비율 육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카펠리 교수는 “여러 직무에서 활용 가능한 지식을 습득한 직원들은 특정 직무 요건에 완벽하게 맞지는 않겠지만 현장 훈련과 지도를 잘해주면 이른 시간 안에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재 육성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직원들이 비용을 분담하는 방법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카펠리 교수는 직무와 직접 연관된 교육프로그램이라면 회사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 미래에 대비한 광범위한 자질 향상 교육의 경우 직원 스스로에게 큰 도움을 주는 만큼 직원과 비용 분담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회사를 떠난 우수한 직원에게도 지속적인 투자를 해서 관계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미국의 컨설팅회사인 딜로이트는 직장을 옮긴 직원 중 회계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자사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이런 관계가 유지되면 전직한 직원들이 새 일자리를 알아볼 때 딜로이트를 최우선 고려 대상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부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일정 범위 내에서 재량권을 부여하는 방법도 인재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대안으로 꼽혔다. 과거에는 직장 상사가 일방적으로 직원들에게 업무를 할당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직원들 스스로 자유롭게 다른 부서나 직무에 지원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주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다우케미컬은 이런 제도를 통해 이직률을 절반 이하로 줄였다. 또 미국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는 직원의 직무 이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간부들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별도의 중재 사무실을 설립했다.

이 밖에 카펠리 교수는 JIT 인재 관리를 위해 내부 인재 육성과 외부 채용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부에서 인재를 육성하면 조직 내부의 갈등을 줄일 수 있다. 또 외부 채용은 환경이 급변할 때 기업의 신속한 대처를 가능케 한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두 방식을 적절히 조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펠리 교수는 “많은 기업이 인재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업들이 공급망 관리 기법이나 JIT 방식을 도입해 생산 효율성을 높였던 것처럼 인재 관리에서도 수요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고 적기에 인재를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면 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펠리 교수는 미국 노동부 산하의 ‘노동자 삶의 질 및 노동시장 효율성 향상 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인사 관리 분야에서 선도적 논문을 다수 발표한 석학이다. 그의 논문 전문은 HBR 제휴 매체인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호를 통해 만날 수 있다.

김남국 기자 march@donga.com

DBR 웹사이트 바로가기

국내 최초의 고품격 경영매거진 ‘동아비즈니스리뷰(DBR)’ 5호(3월 11∼24일)에 실리는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INSEAD Knowledge/노키아의 민첩성이 떨어지고 있다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략적 민첩성이 요구된다. 전략적 민첩성이란 과감한 투자나 사업을 철수 할 수 있는 능력, 신사업을 단기간에 궤도에 올려놓는 능력, 리더십의 일체화와 책임감을 갖는 능력 등을 뜻한다. 노키아 전직 임원과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연구진은 노키아가 초기 전략적 민첩성을 잃고 있다며 해법을 제시했다.

▼Knowledge@Wharton/미국 프로야구 스테로이드 파문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선수 89명이 스테로이드를 투여한 사실이 밝혀졌다. 와튼스쿨 연구진은 메이저리그 약물 파동에도 불구하고 프로야구 경기에 대한 팬들의 열기가 지속되고 있는 이유를 분석했다. 또 소비자들은 어떤 상황에서 비도덕적인 기업의 제품을 사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통찰을 제시했다.

▼베스트셀러 프리뷰/도요타 기업문화의 비밀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성공 비결에 대한 많은 분석이 제기됐지만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기업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 저술가이자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매기 씨는 최근 저서를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트렌드를 파악하며 직원 모두가 책임감을 갖도록 유도한 도요타의 기업문화 본질을 분석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역사학자 데이비드 매컬로 인터뷰

퓰리처상을 두 번 수상한 역사학자 데이비드 매컬로 씨는 역사를 알아야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훌륭한 사람을 알아보는 안목과 ‘경청(listening)’의 미덕도 갖춰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는 조지 워싱턴 장군과 해리 트루먼 대통령 등이 갖췄던 자질과 숨은 이야기 등도 소개해 준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