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도 자도 자고 싶은 이 봄을 어찌 하오리까

  • 입력 2008년 3월 7일 02시 47분


소음중화기-특수소재 매트리스 등 숙면 도우미 제품 인기

시나브로 햇살이 따사로운 봄날이 왔다. 왠지 몸이 무거워지고 점심을 먹고 나면 꾸벅꾸벅 졸음이 쏟아진다. 진한 커피 한 잔으로 몰려오는 잠을 쫓아보지만 쉽지 않다.

나폴레옹은 잠을 하루 3시간 이상 자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전투 중 지휘관들에게 “남자는 네 시간, 여자는 다섯 시간, 그리고 바보는 여섯 시간을 잔다”며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잠부터 먼저 정복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그의 생애 마지막 전쟁 워털루 전투에서는 수면 부족에서 오는 만성적인 위궤양과 변비, 치질 등의 질환이 지휘를 할 수 없을 만큼 악화돼 결국 영국군에 대패했다고 한다.

그만큼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신체 적응력이 떨어져 무기력해지기 쉽다. 미국의 마케팅 전문 사이트인 애드에이지는 올해 전 세계 마케팅 트렌드로 ‘숙면 산업’을 꼽기도 했다.

애드에이지는 스타벅스에서 숙면을 도와주는 커피 ‘내푸치노(Nap·잠과 Cappuccino·카푸치노를 결합한 용어)’를 팔면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룰 것이라고 예측했다.

○ 잠자리 도와주는 이색 제품들

물론 커피는 카페인이 잠을 쫓을 뿐 숙면을 도와주지 않는다. 대신 잠자리에 들기 전에 따뜻하게 데운 우유나 카페인이 없는 차(茶) 한 잔을 마셔 보자. 몸과 마음을 진정시켜 숙면에 도움이 된다. 강원 홍천에서 재배한 겨우살이 차가 불면증에 효과가 있다. 점심이나 저녁식사 2시간 후 데워 마시면 좋다.

공포영화의 효과음 같은 이 가는 소리는 당사자는 물론 룸메이트에게도 곤혹이다. 이를 가는 습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권투선수들이 쓸법한 마우스피스를 사용해 보자. 수면 시 물고 잘 경우 치아의 맞물림을 바로잡아 준다.

작은 소리에도 쉽게 잠들지 못하는 체질이라면 주변의 소음을 듣기 편한 소리로 중화시켜 주는 백색소음기가 있다.

‘침대는 과학’이라는 광고 문구처럼 가구업계는 숙면 마케팅이 가장 활발한 곳이다.

2000년 이후 라텍스, 메모리폼, 팜매트리스 등 매트리스 하나에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 제품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한샘인테리어는 2006년부터 서울 강남구 논현동 매장에 매트리스 체험존을 운영하고 있다. 한번 사면 5년 넘게 사용하는 매트리스 제품의 특성을 감안해 소비자들이 직접 누워 보고 느낌을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스웨덴 가구회사 템퍼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개발한 기능성 소재를 제품에 응용했다. 우주선이 이륙할 때 발생하는 중력으로부터 우주인의 척추와 등을 보호해 주는 소재를 매트리스에 사용했다. 이 때문에 몸과 매트리스 사이에 작용하는 압력을 고루 분산시켜 숙면을 도와준다고 회사 측은 말한다.

○ 올바른 수면 습관은 아기 때부터

영유아 시절부터 잠을 충분히 자야 두뇌 활동은 물론 올바른 성장에 도움이 된다.

최근 방한한 세계적인 유아 수면 전문가 조디 민델 박사는 “한국 아기들은 서양 아기들에 비해 평균 취침 시간이 1시간가량 늦고 수면시간은 35분이 부족하다”며 “아기 때부터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잠 못 드는 아기 때문에 고민이라면 존슨즈베이비에서 최근 선보인 맞춤형 수면 습관 분석 홈페이지에 들러 보자. 최근 두 달간 아기의 수면 패턴에 대한 38개 설문 항목을 입력하면 자세한 분석 결과와 함께 해결책도 제시한다.

아가방 황은경 부장은 “아기가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성장 발육이 늦고 면역 기능도 약해져 감기 등에 쉽게 걸릴 수 있다”며 “침실 온도를 18∼25도로 유지하고 두꺼운 솜이불보다는 통기성이 뛰어난 면 소재 제품을 덮어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