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기름값, 성장률 잡을라

  • 입력 2008년 3월 5일 02시 58분


“국제유가 10% 오르면

성장률 0.2%P 떨어져”

올4.8% 성장전망 위협

금 온스당 1000달러 육박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95달러 선에 바짝 다가서 ‘100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 원유 수입의 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의 가격 상승으로 경상수지 악화와 성장률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여기다 밀과 콩, 옥수수 등에 이어 쌀 가격도 급등세를 보여 곡물 가격 급등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우려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지난 주말 배럴당 94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3일에도 배럴당 94.87달러로 올라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3월 총회에서 증산 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금값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일 장중에 지난주 종가보다 16달러 가까이 오른 온스당 991달러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1월 초 올해 연평균 두바이유 가격이 75달러가 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올해 성장률을 4.8%로 전망했지만 최근 국제유가 급등세를 고려해 조만간 연평균 두바이유 가격 전망을 80달러대로 상향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10% 오를 경우 성장률은 0.2%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편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국제 쌀값의 기준이 되는 태국의 쌀 가격이 지난주 1989년 이후 처음으로 t당 500달러대로 올라서는 등 국제 쌀값이 2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서도 설비투자가 전년동월 대비 0.9% 감소하고 건설수주도 작년 1월에 비해 13.1% 줄어들어 경기 전망을 어둡게 했다.

국내 일부 석유화학업체는 석유를 원료로 한 제품의 생산 감축도 고려하고 있다. 이는 고유가가 산업 현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올해 성장률 6% 목표는 변함 없지만 물가가 많이 올라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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