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단 7단 이어 8단 기어 등장…‘변속기 진화’는 계속된다

  • 입력 2008년 1월 29일 02시 59분


업체들 앞다퉈 장착 경쟁

자동차 변속기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자동차 회사들 사이에 자동변속기 업그레이드 경쟁이 치열하다.

자동변속기는 2000년대 초반까지는 4단이 대세였고 5단만 해도 고급이었다. 이제는 자동 6단과 7단을 넘어서 8단까지 나오고 있다.

변속기 단수(段數)가 높아질수록 연료소비효율(연비)이 좋아지고 승차감도 개선되기 때문에 고(高)유가 시대를 맞아 소형차까지 5단 이상의 자동변속기가 주류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 국산차도 6단 변속기 시대

국내 중형차 중에서는 아직 4단이 많지만 곧 6단 변속기가 들어가는 모델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산차 중 6단 자동변속기는 지난해 발표된 현대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베라크루즈’에 처음 들어갔다. 최근 르노삼성자동차의 SUV인 ‘QM5’와 기아자동차의 ‘모하비’도 6단을 달았다. 현대차 ‘제네시스’는 후륜 6단을 채택했다.

중형 세단 중에서는 18일 선보인 GM대우자동차의 ‘토스카’가 처음으로 6단을 장착했다. GM대우차는 앞으로 소형차에도 6단 변속기를 넣을 계획이다. 3월에 선보일 1억 원대 대형차인 쌍용자동차 ‘체어맨W’는 7단 변속기를 사용한다.

6단 이상의 변속기는 대부분 아이신, ZF, 자트코 등 독일과 일본 전문 제조업체가 만든 것이다.

수입차 회사들 중에서는 BMW가 2001년부터 7시리즈에 6단을 달았고 2003년 메르세데스벤츠가 7단을 선보였다. 여기에 렉서스가 지난해 ‘LS460’에 세계 최초로 8단 기어를 넣어 변속기 경쟁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ZF도 ‘차세대 8단 자동변속기’를 개발 중이다. 1단씩 변속되지 않고 2-4-6-8단으로 순식간에 단수가 상승하는 게 특징인데 BMW 7시리즈 새 모델에 장착될 예정이다.

수동변속기를 자동변속기처럼 만든 첨단 변속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BMW의 ‘SMG’와 폴크스바겐의 ‘DSG’. 변속기 내부 구조는 수동변속기와 같지만 기계가 대신 조작해 준다. 변속 속도가 0.1초 이하로 빠르고 동력 손실이 일반 자동변속기보다 적어 점차 다른 브랜드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동변속기 기반의 자동변속기의 개발은 독일 회사들을 시작으로 닛산과 미쓰비시자동차 등 일본 회사들도 가세했다.

○ 연비와 가속 성능 향상

자동차 회사들이 경쟁하듯 기어 단수를 높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유가 시대에 환영받는 연비 상승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4단에서 5단으로 올라가면 연비가 3%, 5단에서 6단으로 올라가면 2∼3% 좋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조건에서 4단을 6단으로 바꿀 경우 7∼8%의 연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가속 성능이 향상되고 변속 충격도 줄어든다. 발진 가속은 변속기 단수가 높아지면 최대 5%까지 향상될 수 있다.

하지만 단수가 7단 이상으로 높아진다고 절대적으로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대파워텍 기술연구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일반 차량에는 6단 변속기가 가장 효과가 좋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7단 이상으로 올라가면 그만큼 부품 수가 늘고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모든 차종에 적용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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