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경영]특별기고/상생경영이 성공하기 위한 3가지 길

  • 입력 2007년 11월 26일 03시 02분


코멘트
요즘 재계의 주요 화두 중 하나가 ‘상생경영’이다. 하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경제주체들은 이를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도와주는 일’ 쯤으로 이해하고 있거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호이익을 보는 일’ 정도로 보는 듯하다. 상생경영은 조화와 통합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각자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나가려는 기업 경영혁신 운동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

기업 ‘사이(between)’의 상생경영은 기업 내 경영혁신보다 훨씬 어렵고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기간에 성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상생경영이 우스갯소리로 ‘살생경영’이라고도 불리는 이유는 치열한 경쟁력의 혁신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상생경영을 생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상생경영을 주제로 지금까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에서 상생경영은 세 가지의 길―역량 진화의 길, 신뢰 구축의 길, 열린 혁신의 길―이 조화롭게 달성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대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자신의 역량을 높여 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의 존재는 필연적이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역량 제고를 도와줄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중소기업만 상생경영의 파트너로 받아들일 것이다.

서로간의 긴밀한 협력을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신제품 설계도 등 주요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신뢰 구축은 절대적이다. 이는 단기적 관점에서는 거래의 안정성 확보를 의미한다. 신뢰는 거래의 공정성도 담보한다. 장기적으로는 공동 진화의 길을 가게 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의 상생경영은 안타깝게도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신뢰관계가 구축되어 있더라도 서로 노력이 필요하다. 신뢰란 어디까지나 쌍방이 서로에게 최선의 파트너라는 확신이 있는 동안에만 무너지지 않는다. 열린 혁신이라는 세계적 경쟁 상황에서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쌍방이 얼마든지 더 나은 기술, 더 나은 조건의 거래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열린 혁신을 하겠다는 자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가 가져야 하는 태도다.

상생경영은 그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수준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어려운 여정이며, 한국 사회의 경영 철학을 바꾸는 길이기도 하다.

이종욱 상생협력연구회장· 서울여대 교수(경제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