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과연거품인가… 자산운용사 슈로더의 두 목소리

  • 입력 2007년 11월 14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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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확실… 딴곳 투자” “아직 싼편… 장기 보유”

“중국 주식은 분명 버블이기 때문에 차라리 대안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

“중국 주식은 오히려 싼 편이다. 중국 주식에 장기간 돈을 묻어 둬라.”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인 슈로더가 영국 런던 본사에서 8일(현지 시간) 개최한 ‘2008년 투자전망 포럼’. 이 회사 최고투자책임자(CIO)와 운용본부장은 중국 증시에 대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

○“2020년까지 중국 강한 성장세…버블 아니다”

슈로더의 유럽·극동아시아 담당 운용본부장인 비르지니 메조뇌브 씨는 “중국 경제가 2020년까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7%를 차지하는 등 강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의 중국 주가 하락과 버블 논란은 일시적인 변동성 국면에 불과하다는 것. 그는 단기적으로 중국의 경기과열에 따른 물가 상승 리스크가 있지만 중국 정부의 금리 인상으로 적절히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메조뇌브 본부장은 “사기업 증가와 고령화에 따른 퇴직연금 수요가 앞으로 중국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의 기업 중 60%는 민간 기업이다. 이들 기업 근로자는 국가가 노후를 책임지지 않는 데다 고령화까지 가속화하고 있어 퇴직연금 수요가 크게 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당장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홍콩 H주(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를 사는 게 유리하지만 조만간 중국 정부가 자국 기관투자가들의 해외투자를 허가하면 상하이 A주(중국 상하이의 내국인 전용 증시에 상장된 주식) 값이 떨어질 것”이라며 “이때 둘 다 사서 장기간 보유하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가 중국 주가 버블 부추겨”

반면 슈로더의 글로벌 CIO인 앨런 브라운 씨는 “중국 증시는 언제 꺼질지 모르는 버블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상장된 중국석유(페트로차이나)의 시가총액이 세계 1위 정유업체인 엑손모빌을 앞지른 것을 중국 증시 버블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브라운 CIO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중국의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져 유동성이 급격히 늘면서 주가 버블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중국 펀드에만 투자하기보다는 글로벌 이머징 펀드나 브릭스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의 변동성 장을 고려할 때 글로벌 펀드 80%, 이머징 펀드 10%, 기후변화 펀드 10%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런던=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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