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 그 아찔한 유혹, 모르고 들었다간 아찔한 손해

  • 입력 2007년 11월 1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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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변액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자 생명보험사들이 보장성 보험 위주였던 기존 판매 전략을 변액보험 중심으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선 변액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지면 보험의 기본인 위험에 대비하는 보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생보사들도 변액보험 판매 나서

9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변액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내는 첫 회분 보험료(초회보험료)는 올해 4∼8월 기준 2조93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154억 원(77.7%) 늘었다.

변액보험 월간 초회보험료는 4월만 해도 2294억 원 수준이었지만 6월에 4000억 원 선을 넘어선 뒤 7월엔 6036억 원으로 올해 최고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 기간 중 외국계 생보사와 국내 중소형 생보사가 변액보험 시장을 주도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의 4∼8월 변액 초회보험료 합계액은 2280억 원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생명의 초회보험료도 900억 원에 육박했다.

최근에는 삼성생명 대한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도 변액보험 판매에 나서고 있다.

삼성생명의 8월 기준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511억 원으로 4월(201억 원)의 2.5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보장성 보험을 중시하는 종전 판매 기조를 유지하되 최근 시장 상황을 감안해 변액보험 마케팅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보장 기능 위축 우려

일부 보험 전문가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커져 증시가 타격을 입으면 변액보험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변액보험에 들면 보험의 보장 기능만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소비자들이 알아둬야 할 변액보험 관련 내용을 소개하면서 가입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우선 많은 소비자가 보험료 전액이 펀드에 투자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납입 보험료 중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를 제외한 금액만 펀드에 투자된다.

투입 원금이 보험료보다 적은 만큼 가입자가 생각하는 보험금과 실제 보험금 사이에 큰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변액보험은 사업비가 모두 상각되는 6, 7년의 기간이 지나야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변액보험은 가입 후 보험사나 설계사가 알아서 펀드를 관리해 주지도 않는다. 계약자 스스로 펀드의 종류를 바꾸거나 각종 투자 관련 옵션항목을 행사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변액유니버설보험은 2, 3년인 의무납입기간만 보험료를 내면 되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보험료를 장기간 내지 않으면 사업비에 쓸 재원이 바닥나 계약이 해지될 수도 있다.

금감원 강길만 보험계리실장은 “변액보험에 들 때는 장기적 관점에서 보험사의 신인도, 부가 비용, 보장 내용, 보장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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